유교 경전 중 하나인 ‘역경’은 인간의 운명과 길흉화복을 점치는 ‘점서(占書)’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여기서 뜻하는 운명이란 태어날 때부터 이미 정해져 있어 피할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결정론적인 무언가가 아니다. ‘역경’을 공부한 저자에 따르면 운명은 일정한 규칙이 있는 자연규율에 불과하다. 그리고 자연의 원리에 따르면 길하고 따르지 않으면 흉한 결과를 얻는 것뿐이다. 운명은 결국 우리의 선택이나 다름없다는 의미다. 더불어 저자는 ‘변하다’는 의미를 품은 ‘역(易)’이라는 단어에서 보듯 길흉은 변하고 복과 화도 따로 있지 않다고 강조한다. 인생의 단계마다 움트는 여러 징조를 파악할 수 있다면 누구나 길운은 받아들이고 우환은 대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역경’을 읽어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역경이 담고 있는 우주와 자연의 큰 이치에 일반 독자들이 단숨에 다가가기란 어려운 일이다. 책에 품고 있는 온갖 상징과 비유, 은유의 말들과 난해한 원리는 선생님을 필요로 한다. ‘운이 스스로 돕게 하라’는 저자가 중국 인문학 강좌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CCTV 백가강단에서 한 역경 강의를 정리한 책이다. 음양, 태극, 팔괘, 건괘, 곤괘 등 ‘역경’의 핵심원리를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사례와 함께 설명한다. 1만6,000원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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