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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과잉' 원유시장 미국산까지 풀리나

美 하원서 수출금지 해제 합의

오바마 거부권 행사 가능성 커

실제 해제로 이어질진 미지수


미국 하원이 40년간 유지돼온 자국산 원유 수출금지 조치를 해제하는 데 합의했다. 가뜩이나 공급과잉에 시달리는 세계 원유시장에 미국산 원유까지 쏟아질 경우 큰 파장이 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원유 수출금지 해제가 석유업계에만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며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실제 해제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블룸버그통신은 15일(현지시간) 미국 하원에서 민주·공화 양당이 원유 수출금지 조치를 40년 만에 해제하는 데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이날 공화당 의원들의 비공개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세출법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관련 법안은 17일 투표에 부쳐질 예정이다.

미국은 1차 석유파동 이후 지난 1975년부터 자국산 원유 수출을 금지해왔으며 현재 캐나다 등 일부 국가에만 제한적으로 하루 50만배럴 규모를 수출하고 있다.

미국의 원유 수출 재개 추진배경에는 석유기업들의 강력한 로비가 있다. 공급과잉으로 채산성 악화에 시달려온 컨티넨털리소스·코노코필립스 등 10여개 미국 석유기업들은 지난해부터 원유 수출을 허용해달라며 정치권을 압박해왔다. 원유 수출길이 열리면 공급시장이 늘면서 수십만개의 일자리가 생기고 수출제한에 따른 역내가격 왜곡현상도 사라져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이들의 논리다.



반면 백악관은 9월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 산하 에너지·전력소위원회가 미국산 원유 수출금지 조치를 해제하는 법안을 구두표결로 통과시키자 의회가 아니라 상무부가 이를 결정해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 법안을 추진한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와 공화당 의원들이 석유업계의 이해관계에 근거해 법안 처리에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도 원유 수출금지 조치 해제 법안에 대한 거부권 발동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공급과잉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미국의 원유 수출금지 해제가 당장 세계 원유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내심 긴장하는 분위기다. 압둘라 알바드리 OPEC 사무총장은 이날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회의에서 "미국은 주로 셰일오일과 중유를 수출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이 원유를 수출한다고 해도 여전히 원유 수입국이기 때문에 유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원유 수출이 재개되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의 가격 차이도 좁혀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원유 재고가 증가하면서 WTI와 브렌트유 가격 차이는 2011년 최고 28달러까지 확대됐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원유 수출이 시작되면 WTI와 브렌트유 가격 차이는 1.6달러 미만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홍병문기자 hb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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