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처가 고(故) 김일성 북한 주석의 외삼촌인 강진석을 건국훈장 애국장 수훈자에 포함했다가 나중에 이를 은폐하려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민족문제연구소(이사장 함세웅)는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가보훈처가 2012년 67주년 광복절을 맞아 애국지사 198명을 포상할 때 강진석에 대해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다”고 주장했다.
강진석은 김일성 모친의 큰 오빠로, 평양청년회와 백산무사단 제2부 외무원으로 활동하며 군자금을 모집하다 1921년 일제에 체포돼 8년간 옥살이를 했다.
연구소는 보훈처가 서훈 사유로 적시한 강진석의 이러한 독립운동 공적이 “대체로 사실에 부합”하지만 “정부가 북한 정권 참여자는 물론 최고 권력자의 친인척에게 서훈한 전례가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검증 부실로 인한 ‘사고’로 추정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박승준 보훈처장이 취임한지 얼마 되지 않은 2012년 초 정치적 의도로 독립유공자 공적심사위원회의 위원들을 대폭 물갈이하는 바람에 제대로 심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더불어 연구소는 강진석이 김일성의 외삼촌이라는 사실을 파악한 뒤에 보훈처가 보여준 조치에 대해 비판했다.
보훈처의 공훈전자사료관의 통계에 2015년의 애국장 수훈자가 50명으로 돼있는데 올해는 49명으로 돼있으며 훈장 미전수자 명단에도 2014년까지는 강진석의 이름이 있었으나 올해는 사라졌다.
이에 대해 연구소는 “지난해 6월에서 올해 5월 사이 보훈처가 강진석이 김일성의 외삼촌임을 뒤늦게 알고 이를 숨기기 위해 은폐 작업을 했다”고 주장했다.
/김영준인턴기자 gogundou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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