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7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 이후 경제 상황에 대해 “대외 여건이 어느 때보다 심각해졌다”고 진단하고 “범정부 차원의 위기대응 체제를 물 샐틈없이 유지하라”고 참모들에게 지시했다. “이제 더 머뭇거리고 물러날 곳은 없다”며 위기감을 강조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대통령비서실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지금 우리 경제는 중요한 고비를 맞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세계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치고 있고, 우리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에도 파장이 미치고 있다”면서 “파운드화와 유로화의 가치가 크게 변동될 것으로 예상되고,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더 커지고 교역이 위축될 우려도 있다. 신흥시장에서의 자금 이탈현상도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시장 상황에 대한 24시간 모니터링과 함께 시장 안정화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시행,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급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해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시장이 조기에 안정이 될 수 있도록 국제공조도 강화해달라”면서 “우리나라의 대외건전성과 재정건전성이 높아 시장 충격에 대응할 수 있는 만큼 대내외에 우리의 대응 역량을 충분히 알리는 노력도 병행해달라”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 우리 경제는 중요한 고비를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브렉시트를 비롯한 경제여건 악화와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안보위기가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구조조정을 본격 추진해야 되는 엄중한 상황”이라면서 “이제 더 머뭇거리고 물러날 곳은 없다. 여기서 우리가 잘 결정하지 못한다면 우리 경제는 큰 어려움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경제가 다시 활력을 찾고 한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순간이다’, 이렇게 여기고 국민의 모든 역량을 총결집해야 한다”면서 “구조조정 계획과 보완대책이 제대로 이행이 될 수 있도록 수석들이 철저하게 챙겨주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내일(27일) 열리는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재정 등 거시경제 정책을 통해서 적극적으로 경기 흐름을 보완하고 어려운 고용여건 속에서도 일자리 여건을 확충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들이 나올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세밀하게 점검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향후 개최될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는 기업들의 수출·투자애로를 해소해주고 규제완화, 신산업 육성 등 핵심 개혁 정책과 연계해서 기존 주력산업을 고도화할 수 있도록 민간과 정부가 역량을 집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기업활력제고법에 대해서도 직접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기활법이 8월부터 시행에 들어가는 만큼 철강, 석유화학 등 공급과잉 업종의 기업들이 자율적이고 선제적으로 신속하게 사업 재편에 나설 수 있도록 최대한 뒷받침해 주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끝으로 박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데 지금 우리의 분열을 꾀하며 북한을 옹호하는 세력들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이 ‘북한을 옹호하는 세력’으로 지목한 개인이나 단체가 구체적으로 누구인지에 관심이 모인다.
박 대통령은 “과거 월남이 패망했을 때에도 내부의 분열과 무관심이 큰 원인이었다”면서 “북한의 도발을 단순한 위협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핵과 미사일은 언제든 국민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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