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목숨을 끊은 30대 검사의 아버지가 자신의 아들이 부장검사의 폭언으로 자살을 택했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지난달 19일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남부지검 형사2부 소속 김모(33) 검사의 아버지가 최근 대검찰청과 청와대에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아들의 죽음과 관련해 당시 형사2부장이던 김모(48) 서울고검 검사를 철저하게 조사해 달라는 게 주요 내용이다.
김씨의 부친 김진태(64)씨는 탄원서에 “과다한 업무량과 지속적인 업무 처리의 압력은 모든 검사들이 겪고 있는 문제일 것”이라며 “그러나 아들은 부장검사의 반복되는 일상적인 폭언과 비상식적인 인격모독적 발언으로 정신적으로 힘들어했다. 담당 부장이 아들의 죽음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김씨는 군 법무관을 거쳐 지난해 4월 서울남부지검 형사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김 부장검사와는 올해 1월 한 부서에서 근무하기 시작했다.
중앙일보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생전 김씨는 지인들에게 부장검사와의 관계에서 비롯된 고충을 수차례 호소해왔다.
김 검사는 지난 4월 초 대학 친구들에게 “부장검사에게 매일 욕을 먹으니 한번씩 자살 충동이 든다. 술자리에서 내내 닦였다”며 “(부장검사에게) 욕을 먹으면서도 웃으면서 버텼는데 (내가) 당당하다고 심하게 욕설을 했다. 너무 힘들고 죽고 싶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김씨의 대학 동기는 “보고를 할 때 (부장검사가) 질책하며 결재판으로 몸을 찌르거나 수시로 폭언을 한다며 괴로워했다”고 전했으며 다른 지인 역시 “막내 검사로서 술 먹을 2차 장소를 구해오란 지시를 받거나 술자리에서 공개적인 폭언을 들으며 자괴감을 느꼈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7일에는 부산에 사는 어머니(57)에게 연락해 울기만 했다.
그리고 지난달 19일, 그는 자택에서 목을 매고 숨진 채 발견됐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가 이날 오전 출근하지 않자 자택을 찾았다가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 김씨가 자살 전 남긴 유서에는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와 검사로서의 압박감 등이 적혀 있었으나 특정 인물이나 사건에 대한 특별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인경인턴기자 izzyki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