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는 어렵고 비극적이다. 그러나 모든 발레가 그런 건 아니다. 특히 셰익스피어의 동명의 희곡을 발레로 풀어낸 ‘말괄량이 길들이기(사진)’는 배꼽이 쏙 빠지게 웃음 자아내는 몇 안 되는 ‘코미디 발레’다. 이 작품은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대표 레퍼토리로 국립발레단이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판권을 확보해 지난 2015년 초연했으며 당시 약 90%의 티켓 판매율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발레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20세기를 대표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안무가 존 크랑코의 대표작 중 하나다. 중세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천방지축 왈가닥 카타리나와 온갖 방법으로 그녀를 현모양처로 길들이려는 새신랑 페트루키오 간의 팽팽한 기 싸움과, 카타리나와는 정반대로 얌전한 여동생 비앙카와 결혼하려고 안달 난 청년들이 벌이는 소동이 펼쳐진다. 특히 고전 발레에 자주 등장하는 공주가 아닌 연신 우스꽝스러운 표정으로 남자를 때리고 물어뜯는 왈가닥 카타리나와 ‘내숭의 여왕’ 동생 비앙카의 대조적인 모습은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번 공연에서는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수석무용수 콘스탄틴 알렌과 김지영, 신승원과 김기완, 이은원과 이재우가 번갈아 가며 주역을 맡는다. 26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02)587-6181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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