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서 분양권 불법 거래를 집중 점검한다고 계속 언론에 나왔는데 어떤 떴다방이 이 주변에 진을 치고 있겠습니까.”(서울 송파구 S공인 관계자)
21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위치한 ‘래미안 루체하임’ 모델하우스 주변은 분양권 불법 거래 실태 점검을 위해 현장에 나온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강남구·송파구 관계자 10명만 보이는 한산한 분위기였다. 강남구 개포지구 래미안 루체하임 계약자들에게 떴다방(불법 이동식 중개업소)이 접근해 불법 분양권 거래를 제안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업자들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국토부는 이날 △서울 송파구(래미안 루체하임) △위례신도시(서울 송파, 경기 성남·하남) △경기 하남 미사강변도시 △부산 해운대구(부산 시청역 비스타 동원) 등을 대상으로 분양권 불법 거래 집중 실태 점검을 실시했다.
하지만 집중 점검 첫날 막상 래미안 루체하임 모델하우스에서는 불법 거래 현장을 전혀 발견할 수 없었다. 다른 점검 지역도 마찬가지였다. 위례신도시의 경우 국토부의 집중 점검이 알려진 뒤 최근 들어 중개업소가 전부 문을 닫는 분위기였다. 이날도 대부분의 중개업소가 닫혀 있어 국토부 관계자들이 열린 중개업소를 찾는 데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부산 해운대구 시청역 비스타 동원 역시 이날 계약이 시작됐지만 떴다방은 활동하지 않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언론 보도가 이어지면서 불법 거래 업자들이 다소 주춤한 것 같다”며 “분양권 불법 거래 분위기가 다른 단지로 이어지지 않도록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정부가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장 점검에서 드러나지 않았을 뿐 불법 거래는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로 래미안 루체하임의 경우 여전히 당첨자 발표 직후 현재까지 수천만원의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떴다방 외에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일대일로 거래가 진행되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지는 전매제한 기간이 6개월이기 때문에 현재 거래되는 분양권은 모두 불법이다.
한편 국토부는 이번 집중 점검 이후 대상 지역 등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 단속기한도 정하지 않고 현장 상황에 맞춰 결정하기로 했다. 아울러 분양권 프리미엄이 높게 형성되고 거래도 많은 지역을 ‘실거래신고 모니터링 강화지역’으로 선정해 매일 모니터링을 실시한 다음 허위 신고 의심 사례는 지방자치단체에 즉시 통보해 정밀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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