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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한남더힐 고분양가] <1> 국토부·용산구도 손놓은 8,400만원

분양가 규제 안받으려고

2009년 민간임대로 공급

의무임대 끝난 뒤 분양전환

기준 없어 제재 사실상 불가능

입지여건 비해 분양가 높아





다음주부터 일반분양에 나서는 서울 용산구 한남더힐의 최고 분양가가 3.3㎡당 8,400만원(펜트하우스)으로 결정되자 담당 구청인 용산구는 국토교통부 등에 법률 자문을 의뢰했다. 3.3㎡당 8,000만원 이상의 최고 분양가 책정 등 논란이 생길 수 있어서다. 용산구청 주택과의 한 관계자는 “한남더힐과 관련해 최근 국토부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도 법률 자문을 구했다”며 “아직 자문 결과가 다 나오지는 않았지만 민간 임대주택에서 일반을 대상으로 분양전환하는 곳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이라고 말했다.

◇ 분양가상한제 피하고, 결국 최고 분양가=용산구 한남동 옛 단국대 부지에 들어선 ‘한남더힐’은 지상3∼12층 32개 동 전용면적 57∼244㎡ 600가구로 구성됐다. 시행사인 한스자람은 지난 2009년 당시 이를 민간 임대주택으로 공급했다.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일반분양 주택으로 선보이면서 받았던 분양가 규제를 피하려 민간 임대주택으로 분양한 것이다. 분양 당시 고가의 임대주택임에도 청약 경쟁률이 제법 높게 나왔다.

민간 임대주택의 경우 임대의무기간이 끝나면 분양 아파트로 전환할 수 있다. 한남더힐의 경우 분양전환 이후 남은 130여 가구가 일반에 분양되는 것이다. 분양가는 3.3㎡당 최고 8,400만원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행사가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임대주택으로 공급했다”며 “결국 분양전환 시점에 와서 최고 분양가로 공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대주택으로 공급된 단지가 고 분양가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는 셈이다.



◇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정부와 지자체=한남더힐의 고 분양가 논란이 커지고 있지만 정작 국토부와 지자체는 손을 놓고 있다. 임대의무기간이 끝난 후 일반에 공급될 때 분양가에 대한 기준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는 ‘공공임대주택’과 달리 ‘민간임대주택’은 관련 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 한스자람이 일반 분양가를 높이는 것을 제재할 방법이 사실상 없는 이유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민간 임대주택이 일반에 분양전환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입주자 모집공고 등 분양승인도 재차 받을 필요가 없다”며 “혹시 몰라서 국토부 등에 자문을 의뢰했는데 현재까지는 가격에 대해 뭐라고 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민간 임대주택으로 공급돼 분양전환되는 경우 아무리 높은 분양가라도 주무 관청에서 뒷짐만 지고 있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한편 분양가격이 입지 등을 고려해 볼 때 과도하게 책정됐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강우신 기업은행 한남동 WM센터장은 “일반분양가가 워낙 높게 책정된 탓에 매입을 희망하는 분들이 많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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