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부영은 지난 2014년 6월 한남동 677-1번지 일대의 땅을 ‘미래한남PFV’로부터 사들였다. 총 2만2,841㎡에 달하는 규모로 매입 금액은 841억8,200만원(3.3㎡당 1,216만원)으로 알려졌다.
매입 당시만 해도 저렴한 가격에 서울 최고 입지의 땅을 사들였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실제 바로 옆에 붙어 있는 한남외인주택 부지(6만677㎡)는 대신금융그룹의 계열사인 ‘대신에프앤아이(주)’에 6,242억원(3.3㎡당 3,395만원)에 매각됐다.
싼 값에 부영이 땅을 매입할 수 있었던 것은 한남동 677-1번지 일대 대부분이 도시계획시설에 포함돼 2020년까지 공원으로 조성하는 장기 계획이 수립돼 있어서다. 한 업계 전문가는 “부영이 이 땅을 샀을 때는 도시계획시설이 변경될 가능성을 염두에 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용산구에서 도시계획시설을 수정할 계획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용산구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부영이 산 땅은 단계별 집행계획 수립을 통해 2020년까지 공원으로 조성한다는 장기 집행 계획이 수립돼 있다”며 “현재까지는 이런 내용을 바꿀 계획이 없기 때문에 향후 수용을 통해 개발을 정상적으로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부영은 사실상 정부 수용을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 부영의 한 관계자는 “한남동 땅과 관련해서는 아직 어떠한 개발 방향이나 매도 계획이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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