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제안을 단칼에 거절했다. 안 국민의당 대표는 국회의장 선출과 상임위원회 배분 등 원 구성 협상이 지연되자 “더불어민주당과 새누리당은 각 당의 의장 후보부터 확정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상 국회 의장 선출을 위해 양 당이 후보를 내고 국회법에 따른 표결 절차에 들어가자는 것을 제안한 셈이다.
김 더민주 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국민이 더불어민주당을 제1당으로 결정했으면 당연히 의장은 더민주가 차지한다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라며 “세계 모든 나라 의회에서 1당이 의장 한다는 것은 누구한테 물어봐도 이상이 없다”고 이같이 밝혔다. 이어 김 대표는 “새누리당이 1당에만 익숙해 있다가 2당 처지로 떨어졌고 그 쇼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1당에 줘야 할 의장 자리를 가져가겠다고 고집부려서 개원이 불가한 상황”이라며 “4·13 총서 이후 협치를 이야기하지만 협치를 제대로 하려면 일반적인 상식이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안 대표가 “양 당에서 우선 의장 후보부터 선출하라”는 제안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의장을 양당에서 후보를 정하고 투표로서 결정하자는 것은 기본적으로 유권자 의사를 무시하는 것이고 원칙에 반하는 일”이라며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으로 제3당이 투표로서 결정하자고 했는데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3당이 제안한 그러한 안을 수용할지에 대한 여부를 우리가 결정해야 하는데 제가 말씀드린 점을 참고하셔서 현명한 처사를 내려달라”고 당 소속 의원들에게 사실상의 지침을 내렸다. 더민주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안 국민의당 대표가 제안한 안의 수용 여부를 결정한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