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새 아파트의 계약률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청약경쟁률이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이른바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한 분양권 거래가 늘어나고 있다. 전망이 불투명하다 보니 단기간에 이익을 얻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프리미엄을 실제의 30% 수준으로 가격을 낮추는 ‘다운계약서’ 역시 성행하고 있다. 결국 이는 마지막 매수자가 손실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서울경제신문이 리얼투데이에 의뢰해 새 아파트 청약열기가 뜨거운 부산 지역의 분양권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프리미엄을 실제의 30% 정도만 분양가에 더해 계약서를 작성하는 사례가 빈번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지난 4월 분양한 해운대 마린시티자이는 최근 전용 84㎡ 46층이 분양가 6억1,300만원에다 프리미엄 3,150만원이 더해진 6억4,450만원에 실거래 신고됐다. 하지만 이 아파트의 같은 면적 유사 층의 프리미엄 호가는 현재 1억원에 달한다. 아울러 43층 84㎡의 경우 실제 분양권 웃돈은 7,000만원인 데 반해 실제 거래 시 프리미엄은 2,000만~4,000만원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지역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도자와 상의해야 하기는 하지만 최근 부산에는 프리미엄을 30~35% 수준으로 붙여 신고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다른 단지 역시 예외는 아니다.
4월에 분양한 부산 연산 더샵 85㎡의 분양권 실거래 자료를 보면 프리미엄 2,000만원을 더한 3억7,000만원 신고가 무더기로 이뤄졌다. 하지만 실제 프리미엄은 6,000만원 수준이다. 힐스테이트 명륜 85㎡ 고층도 시장 호가는 프리미엄 3,000만원이 붙은 4억6,000만원선이지만 실제 신고 가격은 4억5,000만원 이하에 머물고 있다.
또한 온라인상의 분양권 매물 정보를 보면 프리미엄은 ‘P 별도 혹은 P 협의’ 등의 단서가 붙은 모습도 관측된다. 이는 실제 시장의 프리미엄과 실거래 신고액 상 프리미엄 간의 격차를 노출하지 않기 위함으로 보인다.
이 같은 다운계약은 결국 마지막 매수자가 손실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금융학과 교수는 “다운계약을 통해 만들어진 부담은 주로 지역 실수요자로 이뤄진 마지막 매수자에게 지워진다”며 “입주 시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거나 이해관계자 간 다툼이 발생하면 ‘폭탄’이 터지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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