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영 서울메트로 사장 직무대행은 1일 오후 사고 현장인 구의역에 마련된 추모공간 옆에서 브리핑을 열어 거듭 사죄의 뜻을 밝혔다.
그는 “사고 당일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 직원들의 진술만으로 책임을 고인(사고로 숨진 외주사 직원)에게 전가했다”며 “사고는 고인의 잘못이 아닌 관리와 시스템의 문제가 주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사고로 우리 아들, 동생 같은 19세 청년을 잃게 한 것은 서울메트로 직원 모두의 책임이며 깊이 반성하고 책임을 통감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정 직무대행은 “두 번의 사고에 이어 또다시 유사사고로 소중한 생명을 잃게 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다시 논하는 것이 송구스럽고 부끄럽지만, 뼈를 깎는 반성과 함께 재발방지를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고가 외주화에 따른 구조적 문제와 철저하지 못한 관리 감독, 현장 여건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매뉴얼로 인해 발생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강남역 사고’ 이후 스크린도어 열쇠를 역무실에 보관하도록 했지만, 이번 사고에서는 열쇠 관리 책임에 소홀했다는 점도 인정했다.
브리핑 도중 한 시민은 “사고 날 때만 매일 한다고 하고, 진짜로 하는 것이 있느냐”며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서울시와 서울메트로는 서울시 감사위원회 조사관과 안전·조직 분야 외부 전문가 3명, 노조 측 2명 등 11명으로 꾸려진 사고진상규명위원회를 꾸려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이를 공개하기로 했다. 시 감사위원회 기술조사팀장이 총괄 반장을 맡는다. 진상규명위는 사고 재발방지를 위해 작업안전 관련 대책이 적정한지, 대책이 확실히 이행되는지, 유지보수 관련 조직 구성이 적정한지 등도 조사할 방침이다.
재발 방지 대책도 내놨다.임시로 7월까지 스크린도어를 정비할 때는 서울시 전자사업소 직원이나 역무원이 투입돼 안전사고 예방에 나선다.
작업자 보고와 관계없이 선로 측 작업을 역 직원과 운전관제에서 인지하지 못하는 등 관리 감독이 미흡하다는 지적에 따른 정보 공유 시스템도 개선키로 했다. 작업시에는 작업 내용을 서울메트로 관련 부서에 모두 공유하고 승인되지 않으면 작업자가 스크린도어 문을 열 수 없도록 한다. 스크린도어 장애 통보 대상은 승무원, 종합관제소, 전자운영실, 용역사 등에서 해당 역과 전자관리소로 확대하고, 스크린도어 마스터키도 서울메트로가 직접 관리해 승인없는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한다.
12월까지 스크린도어 관제시스템을 구축해 종합관제소에서 선로 측 운행을 통제하고, 스크린도어 센서를 적외선 방식에서 레이저스캐너 방식으로 바꿔 선로 안에 들어가 작업하는 상황을 줄인다.
스크린도어가 열려있으면 열차가 들어올 수 없도록 하는 시스템도 2020년까지 2호선에 도입한다.
메트로는 아울러 ‘2인1조 정비작업’ 원칙을 지키고자 8월부터 자회사를 설립해 정비 인력을 증원하겠다고 밝혔다. 자회사는 관리 구간을 나눠 출동 시간을 단축하고, 기술인력과 정비인력을 통합한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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