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년여 만에 베이징을 방문한 리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 인사들과 면담했다. 시 주석이 북한 고위급 인사와 마주한 것은 2013년 5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자격으로 방중한 최룡해 당시 북한국 총정치국장 이후 처음이다.
1일 리 부위원장이 이끄는 대규모 방중 대표단은 오후 5시께 숙소인 댜오위타이를 출발해 삼엄한 경호 속에 인민대회당에 도착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대표단이 이용한 차량은 주중 북한대사관 1호 차량을 포함해 승용차 8대, 미니버스 1대 등으로 약 40여명에 달하는 대표단 전체가 시 주석과 만났을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북 대표단에 “유관 당사국들이 냉정과 절제를 유지하고 대화와 소통을 강화함으로써 지역의 평화·안정을 수호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 주석은 “중국은 북중 우호협력관계를 고도로 중시한다”면서 “북한과 함께 노력해 북중관계를 수호하고 돈독히 하고 발전시키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리 부위원장은 시 주석에게 김 위원장의 구두친서를 전달했으며, 제7차 노동당 대회에서 재확인한 ‘핵-경제’ 병진 노선을 강조하면서 양국 간 전통우호와 친선관계 강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양국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한반도 비핵화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의 원칙적인 입장을 강조했을 것이란 관측을 낳고 있다. 아울러 양 측은 4차 핵실험과 이어진 미사일 발사, 중국의 대북제재 등으로 급속하게 차가워진 양국관계의 개선 방안과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리 부위원장을 통해 ‘핵·경제 병진’ 노선을 강조한 데 대해 “중국의 한반도 핵 문제에 대한 입장은 변함없다”며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 평화안정, 대화·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등 한반도 3원칙을 거듭 강조했다.
리 부위원장은 북한이 올해 1월 4차 핵실험을 강행한 이후 북한의 고위인사로는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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