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가디언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ICM은 지난달 27~29일 시행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해야 한다’고 응답한 사람이 전체의 45%로 ‘남아야 한다’고 응답한 42%보다 높았다고 발표했다. 나머지 13%는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으며 30일까지 진행된 인터넷 조사 결과는 탈퇴 52%, 잔류 48%였다. 그동안 ICM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전화·인터넷 조사 모두 탈퇴 지지율이 잔류보다 높게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틴 분 ICM 여론조사책임자는 “이번 여론조사는 예상을 뒤집고 전화 설문에서도 탈퇴 응답이 높게 나왔다”고 말했다. 실제로 ICM이 지난달 16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인터넷은 탈퇴가 47%로 우세했으나 전화설문에서는 39%에 그쳐 잔류보다 8%포인트나 낮았다.
특히 브렉시트 투표일이 가까워질수록 부동층이 탈퇴 지지층으로 흡수되는 추세다. 여론조사기관 유고브에 따르면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올 3월까지만 해도 18% 안팎이었지만 현재는 약 13%로 줄어든 상태다. 같은 기간 탈퇴 응답자는 38%에서 42%로 4%포인트가량 올랐다. 반면 잔류 지지율은 40% 안팎으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로 브렉시트 찬성 진영의 공세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집권 보수당 내 브렉시트 찬성론자들은 조기총선까지 주장하며 같은 당 소속인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낙마작전에 돌입했다. 네이든 도리슨 하원의원은 지난달 29일 영국 ITV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캐머런 총리의 거짓말이 보수당 의원들을 격분하게 한 핵심 이유”라며 “브렉시트 투표 결과 찬반 비율이 비슷할 경우 캐머런 총리가 위기를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브렉시트 공약으로 지난 2015년 총선에서 승리한 후 지금은 브렉시트 반대운동을 벌이는 캐머런 총리의 행태를 꼬집은 것이다.
앤드루 브리젠 하원의원도 내각 불신임안을 상정할 수 있는 의원 50명이 이미 보수당 내에도 존재한다며 “크리스마스 전까지 총선을 치러 새로운 민심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들은 브렉시트 투표에서 잔류가 결정될 경우 보수당 당수를 캐머런 총리에서 유럽 회의론자로 바꾸려 한다”고 분석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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