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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경질' 문형표 전 장관, 국민연금 이사장직 지원 논란

"모양새 안좋다 vs 연금 전문가"

의견 엇갈려… '靑 의중' 관측도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최광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의 자진사퇴로 공석이 된 이사장직에 지원한 것을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로 경질된 지 채 5개월도 안 된 문 전 장관이 산하기관장 공모에 나선 것은 "모양이 좋지 않다"고 말하고 있는 데 반해 다른 쪽에서는 국내 최고의 연금 분야 전문성과 조직 통솔력을 감안할 때 문 전 장관만큼 국민연금 이사장에 적합한 인사도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복지부의 한 관계자는 15일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장관을 했던 사람이 산하기관으로 자리를 옮기겠다는 것은 지나친 처사 아니냐"며 "위쪽의 입김이 작용해 어쩔 수 없이 지원한 것이겠지만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행보는 온당치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지난 10월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과의 내홍으로 복지부와의 갈등으로 자리에서 물러난 최 전 이사장(2013~2015년)도 장관을 지내기는 했지만 때는 10년도 훨씬 전의 일이었다.

반면 학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문 전 장관의 국민연금 이사장 응모에 대해 지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연금 전문가는 "연금에 관한 한 그만큼 잘 아는 전문가도 많지 않다"면서 "장관직 수행을 통해 조직 메커니즘도 잘 알고 있어 최적임자"라고 평가했다.



국민연금 이사장의 임명권자가 대통령인 점을 고려할 때 문 전 장관의 지원에는 청와대의 의중을 반영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그가 이사장에 임명되면 장관 시절 추진하던 기금운용본부의 공사화, 기금운용위원회의 상설기구화, 국민연금정책위원회 위상과 전문성 강화 등을 핵심으로 하는 국민연금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다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측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기금운용본부 공사화와 이를 위한 낙하산 인사를 강행한다면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세종=임지훈기자 jhl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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