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감찰계 직원 4명을 괴산서로 내려보내 초동수사를 부실하게 한 담당 형사와 팀장, 수사과장 등을 조사했다.
80대 할머니 살해 사건은 지난 21일 오후 3시께 충북 증평군의 한 마을에서 발생했다. 당시 증평읍의 한 주택에서 A(80)할머니가 숨져 있는 것을 아들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괴산서 형사과 직원들은 증평군의 한 병원에서 허위로 발급한 검안서를 근거로 살인 사건을 단순 병사로 처리했다.
이들은 사망 경위를 확인한다며 할머니의 집에 설치된 CCTV 저장장치를 가져갔지만, 의사가 자연사로 발급한 검안서만 믿고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CCTV에는 청각장애인 B(58·구속)씨가 할머니의 목을 졸라 잔인하게 살해하고 성추행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살해범은 경찰이 아닌 유족이 CCTV를 확인하면서 뒤늦게 검거됐다. 할머니 장례를 치른 유족은 고인이 언제, 어떻게 사망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CCTV를 확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찰조사결과 당시 사건 현장에는 형사팀 직원만 나갔고 형사팀장은 나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지휘라인에 정확한 사건 발생 경위도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은 담당 형사와 팀장,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한 수사과장 등을 징계위원회에 부쳐 엄중히 문책할 방침이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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