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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옥시 전·현직 외국인 임원 소환 돌입

첫 대상자는 재무담당 울리히 호스터바흐…살균제 수사 전방위 확대

법원, 옥시에 유리한 보고서 쓴 서울대 교수에 "구속 정당" 결정

검찰이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 최대 가해 업체인 옥시레킷벤키저(이하 옥시)의 외국인 전·현직 임원에 대한 소환 조사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

검찰이 옥시의 외국인 전·현직 임원을 불러 조사하는 것은 수사 이후 처음이다. 특히 홈플러스·롯데마트 자체브랜드(PB) 제조회사 대표는 물론 홈플러스 개발담당자까지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 방향이 점차 의사결정권자인 이른바 ‘윗선’으로 향하면서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둘러싼 사정 칼날이 전방위로 확산 되는 양상이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부장검사)은 영국 레킷벤키저가 옥시를 인수한 후 대표를 지냈거나 마케팅·재무 부문에서 일한 전·현직 외국인 임원 5~6명을 19일부터 차례로 불러 조사한다.

첫 소환 대상자는 옥시 재무담당 이사인 울리히 호스터바흐씨다. 검찰은 현 구글코리아 대표이자 신현우(68·구속) 전 대표에 이어 지난 2005년 6월부터 2010년 5월까지 5년간 옥시 최고경영자(CEO)로 재직한 존 리(48)씨를 조만간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존 리 대표가 재직할 때는 가습기 살균제가 가장 많이 팔리던 시기다. 국내 판매량이 많은 만큼 소비자 피해도 컸을 수 있다는 게 검찰 안팎의 분석이다. 또 검찰은 그의 후임인 거라브 제인(47) 전 대표도 불러 옥시 측이 제때 제품 수거와 판매중단조치를 하지 않아 피해를 키운 게 아닌지 등을 캐물을 계획이다. 그가 경영을 책임졌던 2010년 5월부터 2년간은 옥시가 주식회사에서 유한회사로 법인 형태를 바꾼 시기다. 현재 그는 옥시의 싱가포르지사장으로 근무하고 있어 검찰의 소환 조사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2006년 이후 사항은 외국인 대표와 임원 등을 조사하지 않고는 진도가 나갈 수 없어 이들에 대한 소환 조사에 착수한다”고 말했다. 다만 외국인 임원 조사가 영국 본사 수사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데는 “다소 섣부른 얘기”라며 말을 아꼈다.

검찰은 이날 김모 용마산업 대표는 물론 홈플러스 개발담당자를 불러 조사하는 등 홈플러스·롯데마트에도 사정 칼날을 겨누고 있다. 용마산업은 홈플러스·롯데마트가 PB 상품으로 내놓은 ‘홈플러스 가습기 청정제’와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를 만든 곳이다. 검찰은 이 회사 대표인 김씨를 16일에 이어 다시 불러 조사하고 홈플러스 법규관리·고객서비스팀 직원에 이어 개발담당자까지 소환 조사했다. 특히 검찰이 앞서 옥시를 수사하면서 ‘인사→마케팅→개발→임원’ 순으로 수사를 확대한 바 있어 홈플러스·롯데마트 전·현직 임원에 대한 소환 조사가 ‘초읽기’에 돌입했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제조·개발에서 혐의점을 확인할 경우 다음 수순은 임원 등 의사결정권자들이 맞긴 하다”며 “다만 아직 조사 중이라 이들 유통회사 임원들을 소환한다는 계획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돈을 받고 옥시에 유리한 보고서를 써준 혐의로 구속된 서울대 조모(57) 교수가 “구속 정당성 여부를 다시 가려달라”며 낸 구속적부심 신청을 기각했다. 조 교수는 옥시로부터 ‘살균제가 인체에 무해하다’는 방향으로 보고서를 써달라는 청탁과 함께 1,200만원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안현덕·진동영·서민준기자 alwa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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