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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성공개최 힘 합치자" 부산시-집행위 극적 합의

김동호 조직위원장 위촉

시장 당연직 조항 삭제 등

이달내 임시총회 열어 처리

영화제 끝난 11월부터

정관 전면개정 논의키로

서병수 부산시장 겸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과 강수연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9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만나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독립성을 둘러싸고 1년 8개월 동안 평행선을 달려온 부산시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회 사이의 갈등이 영화제를 5개월 앞둔 9일 극적으로 합의점에 도달했다.

서병수 부산시장과 강수연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이날 오전 시청사 접견실에서 만나 서로 힘을 합쳐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성공적으로 치르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영화계와 지역에서 두루 신망이 두터운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명예집행위원장을 새로운 조직위원장으로 위촉해 영화제를 치르기로 했다. 또한 양측은 현재 부산영화제의 정관 가운데 조직위원장은 부산시장이 당연직으로 맡는다는 조항을 삭제하고, 이번에 한해 조직위원장은 부산시장과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이 공동 위촉하는 안을 부칙으로 정했다. 이 같은 정관 개정과 그에 따른 조직위원장 위촉은 이달 중 임시총회를 열어 처리할 방침이며, 정관의 전면적 개정은 영화제가 끝난 11월부터 집중적으로 논의해 내년 2월 부산영화제의 정기총회 때까지 마무리하기로 했다. 정관 개정 방향은 부산국제영화제의 ‘독립성과 책임성’ 간 균형과 지역 참여성을 높이는데 맞춘다는 방침이다. 조직위원장 민간화를 통해 독립성을 확보하고 조직위원장·집행위원장 등 임원 선출 시 지역 참여성과 전문성을 높일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1015A35 부산국제영화제(BIFF) 사태 일지


서 시장은 “그동안 부산시는 20년 된 부산국제영화제가 앞으로 새로운 20년을 준비하기 위해 변화와 혁신을 담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한 반면 영화인들은 영화제 독립성과 자율성에 집중하다 보니까 갈등이 있었다”며 “영화제와 부산시는 지금까지 영화제를 열면서 쌓아왔던 명성이 훼손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는 공통된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서로 합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 위원장은 “현실적으로 풀어나가야 하는 것은 지금부터 서로 합의 하에 풀어나겠다”며 “중국이나 아시아 다른 지역에서 준비하고 있는 영화제 때문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어 부산국제영화제만의 특성과 고유한 색깔 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산시와 부산영화제 측은 19회 부산영화제 개막을 앞둔 2014년 9월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다이빙벨’의 상영 여부를 두고 한 차례 충돌한 후 1년 8개월에 걸쳐 여러 갈등을 빚어왔다. 특히 부산시가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고 영화제 집행위 인사들에 대한 부산시의 검찰 고발 등이 이어지며 영화제 측은 이 사태의 본질이 영화제의 독립성을 훼손시키는 정치적 탄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급기야 지난 3월 영화제 측을 지지하는 국내 영화인연대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전면 불참할 것을 선언하고 부산지검이 이용관 전 위원장을 비롯한 집행위 측 인사 4명을 사기·횡령 혐의로 기소하며 양측의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이대로는 20년 역사의 부산영화제가 좌초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는 가운데 9일 부산영화제의 상징적 인물이자 영화계 전반에서 존경을 받고 있는 김동호 명예위원장을 조직위원장으로 추대함으로써 양측의 극적 화해가 이뤄졌다. 일단 올해 영화제는 무사히 개막할 수 있다는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하지만 이 같은 화해가 집행위의 말처럼 ‘향후 20년 발전을 위한 첫 걸음’이 될지 올해 영화제 개최만을 위해 급히 마련된 미봉책에 그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새로운 정관에 대한 세부사항은 아직 아무것도 합의된 것이 없고 영화제 집행위 인사들에 대한 재판도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등 갈등의 씨앗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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