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6~7일 열린 7차 당대회에서 이틀 연속 양복 차림으로 등장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김 제1위원장은 평소 공개 행사 때 즐겨 입던 인민복이 아닌 짙은 남색 양복에 은색 넥타이 차림으로 단상에 올랐다. 그가 2011년 12월 김정일 사망 이후 공개 석상에서 양복을 입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 제1위원장이 새로운 직함을 받을 때마다 양복을 입었다는 점에서 새 직위 추대를 암시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김 제1위원장은 2012년 4월 13일 제1위원장으로 추대될 때, 2014년 4월 10일 재추대될 때 양복을 입었다. 다만 당시엔 노동신문에 실린 ‘증명사진’ 정도만 공개됐다.
이번 당대회가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를 선포하는 자리였던 만큼 김 제1위원장의 위상이 올라갈 것이란 관측은 꾸준히 나왔다. 일각에선 그가 노동당 최고 지도기관인 중앙위원회 위원장으로 추대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당 중앙위원회 위원장은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이 맡은 적이 있지만, 1996년 당 기구가 개편되면서 없어졌다. 김 제1위원장은 현재 당 제1비서 직책을 갖고 있다.
양복을 즐겨 입은 김일성 주석의 후광 효과를 노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제1위원장이 이날 꼈던 뿔테안경과 귀 뒤로 넘긴 머리카락, 한 손에 A4 용지를 들고 개회사를 읽는 모습이 김 주석을 연상하게 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주민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주기 위한 행보란 풀이도 나온다. 또 대외적으로 보도될 것을 고려해 북한의 폐쇄적 이미지를 바꾸면서 대외정책의 변화를 암시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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