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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라이벌 정당, 100년 만에 손 잡았다

총선 후 두달 여 만 통일아일랜드당 주도 소수정부 출범 예정

공화당, 연립정부 구성 대신 주요 현안 합의 토대로 지원키로

100년 가까이 라이벌 관계에 있던 아일랜드의 양대 정당이 새 정부 출범에 합의하며 지난 2월 총선 이후 공전을 거듭하던 국회를 재가동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아일랜드 제1당인 통일아일랜드당과 제2당인 공화당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통일아일랜드당 주도의 소수 정부를 가능하게 할 정치적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양당은 원내 정당 회의를 열어 연정 구성에 대한 세부사항을 결정할 계획이며 새 정부를 이끌 총리로는 엔다 케니 통일아일랜드당 대표가 유력하다. 양당 대표들은 오는 4일 케니 총리 선출을 위해 의회를 소집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합의는 공식적인 연립정부 구성이 아니라 공화당이 주요 현안에 대한 합의를 토대로 통일아일랜드당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것이다. 이에 따라 공화당은 지난 2014년 통일아일랜드당이 세수 충원을 위해 꺼내든 수도세 신설 문제를 비롯, 집권당이 추진하는 주요 법안 표결에 기권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도 보수 노선을 걷는 두 정당이 손을 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당의 정책노선은 중도로 큰 차이가 없지만 1922년 아일랜드 내전 이래 100년 가까이 줄곧 대립하며 번갈아 집권해왔다. 공화당의 마이클 맥그래스 협상 대표는 “100년 가까운 아일랜드 정당의 역사상 이 같은 연대는 처음”이라며 “우리는 아일랜드 정치의 새로운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2008년 발생한 글로벌 경제위기로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3년간 구제금융 체제 아래 있었던 아일랜드는 긴축정책 확대로 복지체계가 무너져 주택난과 실업률이 높아진 상태다. 이렇듯 경제 회복이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치러진 2월 총선에서는 집권당인 통일아일랜드가 전체 158석(하원)에서 50석을, 당시 연정을 구성했던 노동당은 7석을 얻는데 그쳤다. 공화당은 44석을 얻어 제2당 자리에 올랐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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