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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기술 이전 무산으로 미래가 불투명해진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 예산이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일단 브레이크가 걸렸다.
국방위는 KF-X 사업 예산의 추가 검증을 위해 전체 국방부 예산안과 분리해 최장 12월1일까지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국방위는 30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방부 예산안을 의결하되 KF-X 사업 예산을 별도 처리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국방위가) KF-X까지 의결해버리면 국회고, 행정부고 이 문제를 검토할 곳이 없다"면서 "이 문제에 대해 시간을 충분히 투입해 의논해보고 (그후) 결정해 예결위에 넘겨야 한다"고 밝혔다. 국방위는 오는 12월2일 정기국회 본회의 직전까지도 KF-X 사업 예산안이 논의될 가능성을 열어뒀다.
KF-X 사업은 미국이 4개 핵심 체계통합 기술의 이전을 거부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장명진 방위사업청장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국내 기술 및 인프라 등을 최대한 활용해 주요 장비 및 부품을 국산화하고 향후 독자적 성능 개량이 가능한 전투기를 개발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국방위원들을 설득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정두언 국방위원장은 "믿어달라, 믿어달라, 열심히 하겠다지만 진행과정을 보면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주형 한국국방연구원(KIDA) 책임연구위원도 계획의 실현 가능성과 관련해 "리스크가 상당히 높다"고 답했다. 이 책임연구위원은 "(전투기 개발에) 실패하면 계속해서 거기에 많은 비용과 시간이 투여되는 게 우려된다"고도 말했다.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방사청과 국방부를 향한 질타가 쏟아졌다. 유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께서 속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민구 국방부 장관의 보고를 문제 삼았다. 유 의원은 "우리 국방위에서 이야기되고 있는 이 정도의 문제제기도 (대통령에게 보고가) 전혀 안 된 것 같다"며 "이 중요한 문제에 대해 성공할 수 있다고 보고드리고 (대통령에게) 격려 받고 나오신 것"이라고 비판을 이어갔다. 안규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역시 "마치 기술이전을 받을 수 있을 것처럼 (국방부가) 발표하고 그랬던 것에 대해서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유 의원의 지적에 힘을 실었다. /전경석기자 kada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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