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본이 지분투자를 통해 국내 엔터테인먼트와 콘텐츠 기업에 진출하는 것이 요즘 추세지만 사실 걱정이 앞섭니다. 예측이 불가능한 면이 좀 있거든요. 저희 회사에도 중국에서 투자 문의가 급증하고 있는데 받아들여야 할지 말지 고민이 큽니다.” (A엔터테인먼트사 대표)
중국이 콘텐츠 소비시장의 급성장 추세에 맞춰 양질의 콘텐츠 창작·생산 능력을 갖춘 한국 회사에 대한 공격적인 지분투자에 나섰다. 최근에는 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사인 SM엔터테인먼트에도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가 4%의 지분투자를 했다. 중국 굴지의 엔터테인먼트사 화처미디어는 최근 ‘태양의 후예’의 제작을 맡은 영화배급사 ‘NEW(160550)’에 13%를 투자했다. 쑤닝유니버설미디어는 ‘AOA’ ‘씨엔블루’ 등이 소속된 FNC엔터의 지분 22%를 보유하고 있고 애니메이션 ‘넛잡’의 레드로버(060300) 지분 22%를 확보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드라마 ‘추노’ ‘프로듀사’ 등을 제작한 초록뱀(047820)미디어도 DMG가 지분 25.57%를 보유하며 최대주주로 등장했다. 시각 특수효과(Visual FX) 회사인 덱스터(206560)사에도 중국 완다그룹 계열 투자사인 프로메테우스캐피털이 9.22%를 투자했다. ‘원조 한류 스타’ 배용준이 대표로 있는 키이스트에도 소후닷컴의 자회사인 폭스비디오가 6.23%의 지분을 확보한 상태다.
아시아 시장에서 ‘태양의 후예’의 선풍적 인기는 중국 자본 없이는 불가능했다는 게 지배적 의견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자본이 진출하면서 고질적 병폐였던 쪽대본과 생방송 촬영이 사라졌다”며 “앞으로 중국 자본의 국내 기업에 대한 공격적 행보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시각도 여전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노하우만 쏙 빼가 나중에는 껍데기만 남거나 이리저리 팔려다니는 신세가 될 수도 있다”며 중국 자본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