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 기업인’ 일론 머스크가 전기자동차에 이어 우주개발 분야에서도 성공신화를 써나가고 있다. 머스크가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미국 민간 우주개발 업체 스페이스X가 세계 최초로 추진 로켓을 해상에서 회수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로켓의 재사용이 가능할 경우 우주선 발사 비용이 획기적으로 낮아질 것으로 기대돼 그동안 우주개발 분야에서는 로켓 회수에 성공하는 기업이 선두주자가 될 것으로 전망돼왔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이날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발사한 ‘팰컨9’ 로켓을 대서양에서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스페이스X 측은 팰컨9 로켓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배달할 보급품을 실은 우주선 ‘드래건’을 무사히 궤도에 올린 뒤 케이프커내버럴 북동쪽 해안에서 약 300㎞ 떨어진 대서양의 무인선 위에 안착했다고 밝혔다. WSJ는 “스페이스X가 4번의 실패 끝에 발사체를 바다 위에서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며 “이는 세계 최초로 우주개발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스페이스X의 역사적 성공에 대한 찬사도 이어졌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스페이스X의 로켓 해상 착륙 성공을 축하한다”며 “미국이 우주탐험에서 독보적 행보를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은 스페이스X와 미 항공우주국(NASA) 같은 혁신가들 덕분”이라고 밝혔다. 캐나다의 우주비행사인 크리스 해스필드도 “그야말로 놀라운 일”이라며 “스페이스X가 로켓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을 갖고 있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CNN에 따르면 머스크 CEO도 성공 소식이 발표된 후 “로켓이 무인선을 파손하지 않고 안정된 모습으로 착륙했다”며 “스페이스X의 성공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의 이번 성공이 주목받는 것은 발사체 회수가 로켓의 재사용을 가능하게 해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춰주기 때문이다. 미국의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더버지는 스페이스X가 지난해 12월 지상에서의 로켓 회수에 성공한 데 이어 이번에 해상에서도 성공하면서 우주개발 분야에 이정표를 세웠다고 전했다. 특히 매체는 면적이 넓은 대지에 로켓을 착륙시키는 것보다 해상에 안착시키는 것이 고려해야 할 사안이 적어 비용이 훨씬 적게 든다며 스페이스X의 이번 성공의 의미가 크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로켓의 재사용이 가능할 경우 우주선 발사 비용이 전보다 10분의1 정도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기자동차 분야에서 ‘테슬라 모델3’의 기록적 예약 열풍에 이어 로켓 발사에서도 성공을 이어가면서 머스크 CEO의 혁신적 경영능력도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블룸버그는 “스페이스X가 해상 로켓 회수에 성공하면서 우주여행 사업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며 “머스크의 꿈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고 전했다. WSJ도 “로켓 속도 조절이나 비행선 귀환 등 아직 과제가 남아 있다”면서도 “머스크의 성공이 우주시대 개막에 불을 붙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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