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환국이 지난해 말 중국 주식시장에서 상하이푸둥개발은행 등 금융주를 대거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당국이 국영 금융기관을 등을 통해 중국 기업 주식을 매수한 적은 있지만 외환국 산하 투자기관이 증시에 직접 개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WSJ는 최근 상하이푸둥개발은행과 교통은행 등이 발표한 주주명세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해 4·4분기 외환관리국이 산하 투자기관인 우퉁슈인베스트먼트플랫폼을 통해 상하이푸둥개발은행·교통은행·중국은행 등 5개 금융기업 주식을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우퉁슈플랫폼은 상하이푸둥개발은행 지분 3.15%를 확보했으며 교통은행과 공상은행의 지분도 각각 1.07%, 0.4%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WSJ는 우퉁슈플랫폼이 사들인 주식 규모가 270억위안(약 4조8,000억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우퉁슈는 지난 2014년 설립된 외환국 산하 투자기관이며 당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해상·육상 실크로드) 관련 투자를 맡아왔다.
중국 증권가에서는 외환관리국이 상장사 대주주로 등장한 것은 처음이라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외환당국이 증시에 적극 개입했다는 점에서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풀이했다. 우퉁슈가 투자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자 상하이푸둥개발은행과 교통은행 주가는 지난주 말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반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우려의 시각을 보내고 있다. 상업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보고서에서 “금융시장을 감독해야 할 심판(외환당국)이 선수로 직접 나서 투자에 참가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꼬집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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