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 양대 노조(서울지하철노조·서울메트로노조)는 29일 양 공사 통합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됐다고 밝혔다.
내년 초 통합 지하철 공사 출범을 위해 노사정이 잠정 합의한 안을 두고 각 노조가 찬반투표를 했으나 서울메트로 양대 노조가 모두 반대했다. 서울지하철노조와 서울메트로노조 찬반투표에서 반대표가 각각 51.9%, 52.7% 나왔다.
투표 결과에 따라 노사정 잠정합의안은 무효가 되고 노조는 통합 관련 협상을 중단한다. 서울도시철도공사 노조는 71.4%가 합의안에 찬성했지만 각 노조는 한 곳이라도 반대하면 통합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서울시가 2014년 말 발표한 지하철 통합 혁신이 사실상 동력을 잃음에 따라 후유증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잠정 합의안이 부결된 것은 지하철 양 공사 내부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아우르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각 노조 집행부가 합의해온 안을 두고 몇몇 개별 지부는 투표 전까지 반대 성명을 내기도 했다. 이날 부결된 합의안에는 중복 인력 1,029명을 5년에 걸쳐 감축하는 방안이 담겨있다. 앞으로 4~5년간 퇴직하는 인력 3,000~4,000명 중에 중복 인력을 충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자연 감축하는 방식이다. 인력 감축으로 절감된 인건비의 55% 이상을 처우 개선에 투입하고 임금과 후생복지 등 처우를 수도권 동종기관 수준으로 맞추는 내용도 포함됐다.
또 노사정 대표단은 노동자의 경영 참여가 현행 법 체계나 실정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통합 공사에 노동이사제를 제도화하고 경영협의회를 설치하기로 합의했지만 통합안이 추인을 받지 못하며 이 역시 무산될 전망이다.
지하철 양 공사는 누적 부채가 2014년 말 기준 4조2,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재정 상황이 어렵다. /양사록기자 sarok@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