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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최대 제약회사 밸리언트의 주가가 1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전일 대비 51% 하락한 33.51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하루 사이에 129억달러(약 15조3,961억원)에 달하는 기업 가치가 증발해버렸다.
파이낸셜타임스(FT)를 비롯한 외신들은 밸리언트가 대규모 분식회계로 무너진 에너지 회사 엔론을 연상하게 한다며 해당 기업의 디폴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밸리언트는 지난해 10월부터 자회사인 필리도에 약품을 넘긴 후 판매 여부와 관계없이 매출로 계산하는 회계부정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날 밸리언트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2015년도 회계결산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었지만 결국 내지 못했다. 이달 초였던 제출 기한을 보름 가까이 어긴 것이다.
회사 측은 회계부정에 대한 당국의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오는 4월 말까지 보고서 제출이 어렵다고 밝혔다. 만약 밸리언트가 정해진 기간 내 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한다면 장기채무인 300억달러(약 35조7,200억원)가 악성 부채로 전환되며 디폴트 발생 사유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월가의 분석이다.
밸리언트의 이익전망이 크게 낮아진 것도 주가 급락에 한몫했다. 지난해 말 최대 71억달러(약 8조4,731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고 발표한 밸리언트는 두 달 만에 이익 예상치를 최대 58억달러(약 6조9,217억원)로 크게 낮추면서 투자자들의 투매를 촉발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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