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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주류와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조직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가 8일 (현지시간) 4개 주에서 열린 미국 공화당 대선경선에서 미시간주 등 3개 주에서 승리하며 대세론을 재점화했다.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은 아이다호주에서 이겨 다음주 '미니 슈퍼 화요일' 이후 후보 단일화 논의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며 트럼프 저지의 최종 병기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민주당 경선에서는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이 승부처인 미시간주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역전승을 거두며 추격의 동력을 이어갔다.
미시간과 미시시피·아이다호·하와이 등 4개 주에서 이날 치러진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는 대의원 수가 많은 미시간(59명)과 미시시피(40명)에서 완승했다. 개표가 늦게 진행된 하와이주에서도 트럼프가 1위를 달렸다. 지난주 말 캔자스와 메인주 등을 크루즈 의원에게 내준 데 이어 공화당 주류의 날 선 공격과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집중포화에도 트럼프는 '러스트(rust) 벨트'의 한 축으로 노동자가 많은 미시간에서 승리해 오는 15일 미니 슈퍼 화요일 경선을 앞두고 큰 원군을 얻게 됐다.
다만 크루즈 의원이 아이다호(32명)에서 40%대의 지지율로 트럼프를 제치는 한편 미시간과 미시시피·하와이에서 20~30%대 득표율로 2위에 오르며 선전했다. 당 주류의 지원을 받는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은 졸전 속에 단 한 명의 대의원도 확보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루비오는 15일 자신의 지역구인 플로리다에서도 트럼프에게 패할 경우 중도 하차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뉴스는 이날 당 주류진영의 두 후보인 크루즈와 루비오가 단일화하면 누구든 트럼프를 이길 수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내놓았으며, 특히 크루즈가 단일후보로 나설 때 더 지지율이 높았다고 보도했다.
미시간과 미시시피에서 치러진 민주당 경선은 클린턴 전 장관이 미시시피에서 흑인 유권자의 압도적 지지로 83%를 득표해 샌더스 의원을 눌렀지만 샌더스는 직전 여론조사에서 열세를 보인 대형주 미시간에서 50%의 지지율을 얻으며 클린턴을 제치는 데 성공했다. 지금까지 민주당 경선의 확보 대의원 수는 클린턴이 슈퍼 대의원(상하원 의원 및 주지사 등)을 포함해 1,220명으로 샌더스(571명)를 크게 앞서 판세가 이미 기울었다는 평가지만 예상을 깨고 샌더스가 미시간에서 이겨 다음주 미니 슈퍼 화요일 경선을 기대해볼 만해졌다는 분석이다. CNN은 "클린턴이 미시간에서 이겼다면 15일 플로리다와 오하이오·일리노이·미주리 경선 등을 휩쓸었겠지만 이제는 샌더스도 해볼 만해졌다"고 전했다. /손철기자 runir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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