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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동개혁 무산시키고 양대 노총 달려간 더민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7일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을 잇달아 방문하고 노동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김 대표는 양대 노총 위원장으로부터 건의사항을 듣고 불평등 해소를 위한 정치권의 역할을 강조했다고 한다.

김 대표가 이날 "노조의 기본적 목표는 근로자 권익 향상"이라며 민노총의 무분별한 정치 투쟁을 견제하고 나선 것은 노동운동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로 해석된다. 하지만 총선을 앞두고 그것도 노동개혁이 좌절된 시점에 당사자들이 악수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국민은 착잡하기만 하다. 19대 국회가 사실상 종료됨에 따라 노동개혁 입법은 끝내 무산될 처지에 몰렸는데도 이를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마저 느껴질 정도다. 양대 노동단체는 노동입법을 시종일관 악법이라며 반대해왔고 더민주도 사사건건 트집을 잡아 의회 일정을 거부해왔다.

더민주가 경쟁상대인 국민의당을 흔들고 나서 냉큼 노동계로 달려간 것은 10% 귀족노조의 표심을 얻으려는 나름의 선거전략이 깔려 있을 것이다. 그러잖아도 노동계는 정권심판론을 들먹이며 박빙의 승부가 벌어질 수도권에서 집중적인 정치투쟁을 벌이겠다고 벼르고 있다. 더민주가 진정 근로자 전반의 이익을 충실히 대변한다면 푹신한 소파에 앉아 있는 기득권 계층이 아니라 하루 일거리가 절실한 새벽 인력시장과 330만명의 청년 백수부터 찾아 힘 없는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게 선후가 맞는 일이다.



야당과 노동계는 이제라도 '노동개악 저지 800만 서명운동'이 왜 국민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지 곰곰이 생각해볼 일이다. 야당이 청년 일자리 창출을 공약으로 내세웠다면 노동개혁법부터 우선 처리해 진정 국민을 위한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대한상의 등 148개 경제단체도 '노동개혁은 무엇보다 타이밍이 중요하다'며 경제활성화법 조기 처리를 간곡히 호소하고 있다. 더민주는 이런 절박한 요구를 끝까지 외면하고 귀족노조의 협조에만 매달리다가는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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