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쿠웨이트에서 3조원이 넘는 대형 가스플랜트 시설 공사를 수주했다. 해외공사 수주 가뭄이 이어지다가 따낸 일감으로 공기업과의 민관 협력과 그룹사 간 동반진출이 이뤄낸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7일 쿠웨이트 국영정유회사(KNPC)가 발주한 29억3,000만달러(약 3조6,000억원) 규모의 '쿠웨이트 알주르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터미널' 프로젝트를 한국가스공사와 함께 수주했다고 밝혔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주간한 이 공사의 지분은 현대건설 15억2,000만달러(약 1조8,500억원), 현대엔지니어링 13억9,000만달러(약 1조7,000억원), 한국가스공사 1,600만달러(약 200억원) 등이다.
알주르 LNG 수입 터미널 공사는 쿠웨이트 수도 쿠웨이트시티에서 남쪽으로 90㎞ 떨어진 알주르 지역에 하루 30억㎥의 가스를 액화 처리하는 재가스화(regasification) 시설과 22만5,000㎥ 규모의 LNG 저장탱크 8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현대건설은 이 가운데 LNG 저장탱크와 해안 접안시설 공사를, 현대엔지니어링은 재가스화 플랜트 건설을 각각 담당한다. 시운전과 발주처 운전교육은 한국가스공사에서 맡게 된다. 공사기간은 착공 후 58개월로 오는 2020년 준공 예정이다.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은 "이번 공사 수주에는 지난해 3월 박근혜 대통령의 쿠웨이트 등 중동 순방 시 펼친 경제외교가 큰 도움이 됐다"며 "LNG 인수기지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관리·운영 기술을 보유한 한국가스공사와 동반 수주함에 따라 우리나라의 LNG 인수기지 분야의 기술력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유가 여파로 중동 지역 수주가 급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양사의 기술력을 접목해 양질의 공사를 따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며 "이번 공사를 계기로 중동 지역 및 이란 건설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건설 업계는 이번 수주가 연초 중동 지역의 극심한 수주 가뭄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들어 이달 현재까지 해외건설 수주액은 총 50억5,752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수주한 110억3,000만달러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앞으로 이란 경제제재 해제에 따른 인프라 공사와 석유·가스 플랜트 등 신규 수주도 기대되고 있다"며 "쿠웨이트 공사 수주를 통해 꽉 막혀 있던 해외건설 수주에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