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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호주에서 나고 자란 저로서는 스키점프라는 스포츠에 대해 전혀 몰랐습니다. 이번 영화를 촬영하면서 얼마나 우아하고 아름다운 스포츠인지 알게 됐고 금세 매료됐죠. 이번 영화 '독수리 에디'에서도 실감 나는 스키점프를 경험할 수 있을 거예요."
다음달 7일 개봉하는 영화 '독수리 에디(Eddie The Eagle)' 홍보차 한국을 찾은 배우 휴 잭맨이 7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호텔에서 내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호주 기온은 대체로 0~32도 수준으로 겨울에도 거의 영하로 떨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잭맨은 지난 2006년부터 지금까지 10년간 총 다섯 차례 한국을 방문한 대표적 친한파 배우다. 2009년부터는 서울시 홍보대사를 맡아왔을 정도. 그는 이번 기자회견에서도 영화 제목인 '독수리 에디'를 한국어로 또박또박 발음하는가 하면 평창올림픽에 대해서도 여러 차례 언급하는 등 한국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독수리 에디'는 1998년 캐나다 캘거리동계올림픽 출전 선수인 에디 에드워즈(태론 에거튼)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잭맨은 실력은 부족하지만 열정 가득한 에디를 돕는 코치 브론슨 피어리 역을 맡았다. 에디와는 반대로 재능은 넘치지만 까칠한 성격 때문에 미국 국가대표에서 퇴출된 비운의 천재 선수 브론슨 역을 연기하기 위해 배우는 '진저 베이커'를 참고했다고 한다. 영국 록그룹 크림의 전설적 드러머인 베이커는 까칠하고 무책임한 성격이지만 재능 하나만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던 '드럼의 마왕'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에디에게는 6~7명의 코치가 있었고 브론슨은 그 모든 사람을 다 합쳐놓은 인물"이라고 설명한 잭맨은 "고집스러우면서도 매력적인 성격을 만들어내기 위해 베이커의 다큐멘터리를 집중적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 영화에서는 내가 직접 액션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트레이닝하는 것을 지켜보기만 하는 역할이라 굉장히 좋았다"며 "새벽3시에 운동을 한 후 촬영장으로 가지 않아도 돼 너무 즐거웠다"는 유머를 덧붙이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감독인 덱스터 플레처도 함께했다. 감독은 이번 영화를 연출하며 한국 영화 '국가대표'를 참고하기도 했다고. "스키 점핑과 관련된 다른 영화가 있는지 찾아봤는데 유일한 영화가 한국의 '국가대표'였다. 한국어라 모든 내용을 다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굉장히 수준이 높았고 에디와 비슷한 점도 많은 듯 보였다. 다만 에디는 좀 더 영국적인 시각으로 만들어졌는데 그런 만큼 한국 사람들이 좀 더 흥미롭게 접하리라 생각한다"는 것이 감독의 말이다. 75편의 영화·드라마에 출연하며 배우로 먼저 이름을 알린 감독은 영화가 품고 있는 메시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10%의 합격을 위해 90%는 계속 거절당하며 끝없이 도전하는 것이 바로 연기자다. 꿈을 좇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비슷할 테고 아마 대부분은 잘 풀리지 않는 때가 더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때에도 좌절하지 않고 시도해가는 것이 바로 올림픽 정신이다. 에디야말로 올림픽에 가장 어울리는 사람이며 이기고 지는 것보다 올림픽이라는 축제의 일부가 되는 것이 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잘 말해준다." /김경미기자 km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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