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는 7일 민주노총 위원장실에서 임원진과 만나 “우리나라는 어디까지가 노조 활동의 한계인가 하는 점이 별로 분명하지 않은 것 같다”며 “(노조가)기타 사회적 문제에 집착하면 근로자 권익보호가 소외된다”고 밝혔다. 그는 “노사관계가 원활한 나라를 보면 노조의 기본적 목표는 근로자 권익향상에 집중돼 있다”며 노조의 정치투쟁과 관련해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최종진 위원장 직무대행은 김 대표의 발언에 곧장 불쾌감을 드러냈다. 최 위원장 직무대행은 “테러방지법의 직권상정에 굉장히 많은 실망을 했다”면서 “(필리버스터가)중단되는 걸 보며 혹시나 했던 게 역시나 (더민주에) 실망한 것을 느꼈다”고 김 대표를 향한 반격에 나섰다.
김 대표와 최 위원장 직무대행이 날 선 공방을 주고받자 위원장실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민주노총 측은 “더민주에서 민주노총을 방문한 이유가 무엇인가 고민할 수밖에 없다”며 이후 만남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최 위원장은 이후 비공개 만남 자리에서 테러방지법과 민주노총의 활동을 연계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분위기는 이날 앞서 진행된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김 대표의 회동 분위기와 극명하게 대조됐다. 김 대표는 민주노총을 만나기 직전 한국노총과 만나 노동개혁을 주제로 웃으며 대화를 이어갔다.
김 대표가 양대노조를 향해 보인 상반된 태도는 최근 더민주가 걷는 우클릭 행보와 관련이 있다. 김 대표는 지난 4일 비상대책위원회와 선거대책위원회 연석회의에서 “현실성 없는 진보정책은 이 당에 다시는 발 붙일 수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혀 이념투쟁에 선을 그었다.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에 참여하기도 하는 등 대화와 타협의 여지를 열어둔 한국노총과 강경투쟁을 고집하는 민주노총을 대하는 김 대표의 온도가 사뭇 다를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더민주 핵심관계자는 이날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김 대표의 발언은 노조 활동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불분명해서 노조에 대한 비판이 있으니 그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의미였다”며 이날 불거진 갈등의 확산에 선을 그었다. /전경석기자 kada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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