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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슈퍼 화요일'만 남았다

사우스캐롤라이나서 압승

흑인 몰표에 73.5% 득표율 거둬 26% 그친 샌더스 '돌풍' 급제동

11개주 걸린 승부처 슈퍼 화요일 승리 땐 사실상 민주 대선후보로

27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8년 전 버락 오바마 대통령보다 더 많은 흑인 표를 얻으며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에게 압승을 거뒀다. 클린턴 전 장관이 11개 주 경선이 치러지는 최대 승부처 '슈퍼 화요일(3월1일)'에서도 승리를 거둘 경우 사실상 민주당 대선 후보 지위를 확정 지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개표 결과 클린턴 전 장관의 득표율은 73.5%로 샌더스 의원의 26.0%에 비해 거의 세 배에 달했다. 화끈한 승리의 원동력은 이 지역 민주당 유권자의 60%를 차지하는 흑인 표였다. CNN 출구조사에 따르면 흑인의 87%가 클린턴 전 장관에게 몰표를 줬다. 이는 8년 전 흑인 대통령인 오바마 당시 후보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얻은 78%보다 더 높은 수치다.

클린턴 전 장관이 젊은 시절 흑인 인권운동에 헌신했고 1990년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부터 소수 인종에 우호적인 정책을 편데다 '오바마 대통령의 계승자'라는 점을 부각시킨 것이 주효했다. 물론 그의 승리는 경선 이전부터 예상돼왔다. 샌더스 의원도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을 거의 포기하고 슈퍼 화요일 유세에 주력해왔다. 문제는 득표율 격차가 너무 커 '샌더스 돌풍'에 급제동이 걸렸다는 점이다.

더구나 슈퍼 화요일에 경선이 열리는 앨라배마·조지아·테네시·버지니아·아칸소·텍사스 등 6개 주도 흑인 유권자 비중이 높아 클린턴 전 장관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된다. 샌더스 의원으로서는 오클라호마·매사추세츠·미네소타·콜로라도·버몬트 등 나머지 주에서 10%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이겨야 겨우 동률을 이룰 수 있다.



샌더스 의원도 이날 투표가 끝나기도 전에 TV 광고를 쏟아붓고 있는 슈퍼 화요일 경선주로 날아갔다. 하지만 지역구인 버몬트를 제외하면 어느 곳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지층이 백인, 젊은 층에 집중되면서 표의 확장성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만약 클린턴 전 장관이 슈퍼 화요일에도 압승을 거둔다면 'e메일 스캔들' 등 각종 악재에도 대세론을 굳히는 반면 샌더스 의원은 경선 레이스를 지속하는 동력을 상실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화당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가 당내 거물급 정치인들의 지지 선언까지 이끌어내며 갈수록 기세를 올리고 있다. 지난 10일 공화당 경선을 중도 포기한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가 전날 "트럼프보다 더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줄 후보는 없다"며 공식 지지했다. 지난해 6월 레이스에 뛰어든 이래 최대의 우군 확보다. 뒤이어 폴 르페이지 메인 주지사도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뉴욕=최형욱특파원 choihu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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