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같으면 초재선들이 김종인 식물대표 만들었을 것”
“야당다운 야당 만들기 위해 국민의당 합류”
최근 국민의당에 입당한 정동영 전 의원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원색 비난하며 야권 내 정체성 논란을 촉발시켰다.
정 전 의원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문 대표가 삼고초려해서 모셔온 김종인 대표와 108명의 국회의원이 있는 제1야당의 모습을 한번 돌아보라. 노무현 대통령께서 하신 말씀이 떠오른다”며 “부끄러운 줄 아십시오”라고 경고했다.
정 전 의원은 “김 대표는 박근혜 정권 탄생의 일등공신이며 현재도 개성공단 사태에 대해 북한 궤멸론으로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다”면서 “민주 야당의 얼굴이자 대표가 될 수 있는 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예전 같으면 초재선 그룹이나 개혁적 의원들이 들고일어나 ‘영입 반대나 퇴진 성명’을 내고 난리가 났을 것이며 ‘이 정권 저 정권 왔다 갔다 하는 철새 대표는 안 된다’며 식물 대표로 만들어놨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 의원은 김 대표가 김현종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영입한 데 대해서도 “300만 농민의 가슴에 피멍이 들게 한 신자유주의의 첨병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주역을 당당하게 영입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비판에 대해 김종인 대표는 “심심하니까 글 한번 쓰는 거겠죠, 머”라며 신경쓰지 않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정 전 의원은 자신이 국민의당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야당다운 야당의 길을 갈 수 있도록 ‘균형자’가 되어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국민의당이 보다 선명한 야당 성향을 갖도록 하기 위해 입당했다는 뜻이다.
정 전 장관은 지난해 1월 더민주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면서 “당이 우경화하기 때문에 떠난다”며 진보 노선을 견지할 것임을 분명히 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 중도 또는 보수 성향인 국민의당에 합류하면서 자신이 했던 말의 가치를 퇴색시키고 말았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맹준호기자 nex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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