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에 합류한 정동영 전 의원이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영입한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에 대해 “부끄러운 줄 알라”고 비판했다.
정 전 의원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정동영이 더민주에 가지 않은 이유’ 글을 통해 “문 전 대표가 저의 국민의당 합류를 비판하면서 ‘이제 더민주가 야당의 적통임이 분명해졌다’고 했다”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해 이같이 밝혔다. 정 전 의원은 문 대표의 김 대표 영입에 대해 “제1야당의 대표가 어떤 자리인가. 살아온 삶이 야당의 적통을 이어갈 만한 분이어야 한다. 최소한 야당의 적통에 크게 어긋난 분이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김종인 대표에 대해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정권 탄생의 일등공신이시며, 현재도 개성공단 사태에 대해 북한 궤멸론으로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다”며 “한술 더 떠 18일에는 300만 농민의 가슴에 피멍이 들게 한 신자유주의의 첨병인 한미FTA 추진 주역을 당당하게 영입했다”고 밝혔다.
이어 “역사의 고비마다 호남과 개혁·진보세력에 등 돌린 채 커다란 아픔을 안겨주셨다.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그런 분을 삼고초려까지 해서 야당의 간판으로 공천권까지 행사하는 막강한 자리에 앉혀놓은 분이 바로 문재인 대표”라고 지적했다.
당내 의원들에 대해서도 “예전 같으면 초·재선 그룹이나 개혁적 의원들이 들고일어나 ‘영입 반대나 퇴진 성명’을 내고 난리가 났을 것”이라며 “그러나 지금은 총선 공천권을 쥔 고양이 앞에 납작 엎드려 일제히 입을 닫아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계파 패권주의가 작동하는 더민주에서 개혁·진보그룹이 취할 수 있는 최대치”라며 “패권에 대항하는 게 얼마나 공포스럽고 무서운 건지 스스로 잘 알기 때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 전 의원은 자신의 국민의당 입당 결정에 대해 “(국민의당의) 보수화 흐름에 왼쪽 날개를 달아주고, 야당다운 야당의 길을 갈 수 있도록 ‘균형자’가 되어주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정동영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진동영기자 j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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