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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색화'처럼 해외 홍보용 영문 도록 제작을

K팝은 되는데 K아트는 왜 안통할까… 한국미술 해외서 성공하려면

세션2 발제자 디트마 엘거, 게르하르트 리히터 아카이브 디렉터
22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한국미술 해외진출 전략 컨퍼런스'에서 디트마 엘거 게르하르트 리히터 아카이브 디렉터가 카탈로그 레조네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예술경영지원센터

소장 미술관·유명 콜렉터 등에 지속적으로 배포 시너지 노려야

위작 논란 등서 벗어나려면 작업한 모든 작품 기록 담은 '카탈로그 레조네' 출간 필요

거물급에 의존하는 국내시장, 온라인 경매 등 저변확대 시급


'K팝은 통했는데 K아트는 왜 안될까?'

K팝과 K드라마를 필두로 클래식음악·발레 등 다방면에서 한류(韓流)가 활약할 때 유독 '미술'은 부진했다. 근년 들어 국제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단색화' 열풍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한국미술이 체계적으로 해외진출에 성공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일단 외국인이 한국 미술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번역 자료 자체가 없는 게 문제다. 여기다 최근 이우환 위작 시비에서 드러났듯 작품의 진위 여부를 가릴 수 있는 수단도 없는 등 구조적 걸림돌이 있다. K아트의 세계화를 위해 필요한 제반 인프라를 점검해 본다.



◇해외홍보용 영문도록=K팝 팬이 월드스타 싸이의 다른 노래를 찾아 유튜브와 각종 음악사이트를 활용하듯 그림의 경우도 작가와 작품세계를 알기 위해 도록을 봐야한다. 한국의 '단색화'를 해외미술시장에 적극적으로 소개한 국제갤러리의 경우 기획전과 병행해 '영문 도록'을 출간했다. 전민경 국제갤러리 커뮤니케이션즈 디렉터는 "출판을 위한 전문가들의 집필과 번역자료는 단색화의 입장과 가치를 해외에 전달하는 데 중요하게 활용됐다"면서 "작품이 소장된 미술관, 주요 아트페어, 영향력 있는 콜렉터 등에게 지속적으로 배포해 홍보와 마케팅의 시너지를 얻었다"고 밝혔다.

◇미술감정의 기반 카탈로그 레조네=공유하며 즐기는 여타 예술분야와 달리 미술은 사유(私有)가 가능하고 투자 가치도 있기에 '진위'에 민감하다. 한국미술감정평가원의 2013년 자료에 따르면 감정의뢰 작품 가운데 이중섭은 58%, 박수근은 38%, 김환기는 25% 이상이 위작으로 판명됐다. 수억원을 호가하는 이들 작품의 위작은 유통질서를 어지럽힐 뿐 아니라 작가의 명성에도 흠집을 낸다. 진위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감정의 기초자료인 '카탈로그 레조네'가 필요한 이유다. 유난히 위작이 많았던 렘브란트의 작품목록에서 시작된 '카탈로그 레조네'는 작가가 작업한 모든 작품에 관한 도판·연보·재료·크기·소장처·전시기록·평론 등을 기록한 전작(全作) 도록이다. 정부가 나서 예술경영지원센터와 함께 근현대미술 대표작가인 이중섭과 박수근의 전작도록을 우선 출간하기로 했다. 추상화 1점이 514억원(2015년 2월 런던 소더비경매)에 이르는 세계에서 가장 작품값이 비싼 생존작가인 독일의 게르하르트 리히터를 연구하는 디트마 엘거 게르하르트 리히터 아카이브 디렉터는 "2003년에 카탈로그 레조네 연구를 시작해 8년 만에 첫 도록이 나왔고 2년마다 1권씩 현재 6권의 책이 출간됐으며 아카이브기관이 작품 인증서를 발급하는 권한도 작가에게 부여받았다"며 "리히터의 아카이브는 민간후원과 독일 작센의 국가재정으로 운영된다"고 소개했다.

◇미술시장 활성·투명화=해외 경쟁력 있는 국가대표를 발굴하려면 국내시장이 알차야 한다. 미술계 내수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저변확대와 시장투명성 확보가 우선이다. 소수의 컬렉터와 대형화랑, 몇몇의 거물급 작가들이 주도하던 기형적 미술시장은 최근 급성장한 온라인 경매 거래와 소규모 직거래형 아트페어 등으로 저변확대의 자구책을 찾는 중이다. 믿을 만한 작가와 작품가격 정보가 절실한 상황에서 한국미술시장을 가늠할 공신력 있는 자료는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연말 발표하는 '미술시장 실태조사'가 유일하다. 최근 발표된 '2015미술시장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4년 국내 미술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약 8% 증가한 3,496억원 규모지만 1년 이상 '때늦은' 집계라는 점과 공개거래인 경매와 업체 보고에 의지한 아트페어·화랑 일부 거래 수치에 기댄 것이라는 지점이 아쉬움으로 지적된다. 다행히도 최근 미술품 거래정보와 국내외 미술시장 분석자료 등을 제공하는 '한국 미술시장 정보시스템'(k-artmarket.kr)'이 문을 열었다. 김선영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는 "화랑·경매·아트페어 등 시장 유통영역별로 흩어져 있는 미술시장 데이터를 한 곳에 모아 분석하는 컨퍼런스를 올해부터 매년 정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상인기자 ccs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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