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의원은 이날 한상진·윤여준 공동 창당준비위원장과 함께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으로 이 여사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안 의원은 지난 4일 새해 인사 자리에서의 대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이 한 매체에 공개된 것에 대해서도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원식 창준위 대변인은 이번 문제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로, 이 여사께 큰 결례를 범했다”며 “머리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조사결과 당시 수행한 실무진이 녹음한 사실을 확인했고 이 여사께도 이런 사실을 전했다”면서 “관련자에 책임을 묻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당의 이같은 재빠른 수습은 더불어민주당이 DJ 3남 홍걸 씨를 영입하는 등 ‘호남 적통’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호남 민심을 달래기 위한 수습책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녹취록 공개 문제는 상대방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대화 녹음도 잘못이지만 안 의원 측이 이 여사의 말을 과장해 전했다는 점도 비판을 받고 있다. 안 의원 측은 당초 이 여사가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희망을 느낀다. 꼭 주축이 돼 정권교체를 하시라”고 말했다고 밝혔지만 공개된 녹취록에서는 “정권교체를 하겠다”는 안 의원의 언급에 대해 이 여사가 “꼭 그렇게 하세요”라고만 답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더민주를 탈당한 박주선 의원(광주 동구)는 이날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선언했다. 당초 박 의원은 천정배-정동영-박주선의 ‘호남 소통합’을 먼저 한 뒤 국민의당과의 ‘중통합’을 구상했으나 천 의원이 중통합으로 직행한 데 따라 자신도 국민의당으로의 합류를 결정했다. 정동영 전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 탈당 당시 “야당이 갈수록 보수화돼 문제”라며 비판한 바 있어 중도 성향인 국민의당에 과연 합류할 지, 한다면 어떤 명분으로 내세울지 주목된다. /맹준호기자 nex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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