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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넘은 文, 353일 만에 대표직 놓고 평당원으로

文, 당권 내려놓고 '김종인 비대위' 체제로 전환

당 분열 위기, '뚝심'으로 극복…'명예 퇴진' 자평

비대위 총선 성과 관건…文 "백의종군으로 최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53일 만에 당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

비주류의 분당 사태로 한 때 최악의 위기에 몰렸지만, 절묘한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하며 나름 ‘명예로운 퇴진’에 성공했다는 자평이다.

문 대표는 27일 대표직을 내려놓고, 당권을 김종인 위원장이 수장을 맡는 비상대책위로 넘긴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2·8 전당대회를 통해 당 대표 자리에 오른 지 353일 만에 ‘제1야당 대표’에서 평당원 자리로 돌아간 것이다.

문 대표는 이날 마지막으로 주재한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 실천과 훌륭한 분들을 영입하는 가운데 대표직을 내려놓게 돼 다행”이라며 “변화와 혁신을 간절히 염원하는 국민과 당원의 준엄한 명령을 받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우리 당의 목표는 집권”이라며 “백의종군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총·대선 승리의 의지를 다졌다.



당초 4월 총선까지 당을 이끌 계획이었던 문 대표의 퇴진은 사실상 ‘불명예 퇴진’에 가깝다. 당 주류에 대한 반발로 기존 지지층 이탈 현상이 심해지면서 ‘문 대표 얼굴로는 총선 승리가 어렵다’는 당내 의견이 확산하자 이를 받아들인 결과다. 하지만 한때 탈당 세력에게 우위를 내주는 등 지리멸렬의 위기 속에서 뚝심 있게 혁신안 관철을 밀어붙이고 김 위원장 등 파격적인 인재 영입으로 위기를 극복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이끌며 ‘명예 퇴진’을 이뤘다는 평가도 나온다.

관건은 당권을 이어받은 ‘김종인 비대위’의 성과다. 당내에서는 총선 결과에 따라 문 대표의 향해 대권주자 지위도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구성된 비대위에는 김 위원장을 비롯, 박영선 우윤근 변재일 이용섭 표창원 김병관 위원이 선임됐다.
/진동영기자 j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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