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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단의 노동위원회와 화쟁위원회를 통해 사회 참여를 멈추지 않고 해나가겠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인 자승(사진) 스님은 13일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문화역사기념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종단 개혁과 화쟁(和諍) 사상 확산, 대중공의(大衆公意)의 전통은 한국 불교의 미래를 위해 흔들림 없이 이어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화쟁은 다양한 사상 간의 갈등을 화해시키는 것을, 대중공의는 출가자·일반인이 모여 중요한 문제에 대해 토론해 도출해낸 의견을 말한다.
자승 스님이 종단의 사회 참여를 강조한 것은 통합과 화합보다 분열과 반목하는 모습을 사회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자승 스님은 "요즈음 우리 사회를 돌아보면 '헬조선'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청년들의 실업 문제와 계층 간 격차가 점점 심화하고 있고 갈등이 사회 곳곳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계종은 갈등을 조정하고 줄여나가기 위해 기존의 노동위원회는 사회노동위원회로 확대하고 실천위원으로 위촉된 스님들이 환경·노동·인권·종교평화 등의 분야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심 사찰을 중심으로 보육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해외입양·낙태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법회 등에서 교육하고 토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기로 했다. 고령화 문제에 대해서는 사회에서 전문 역량을 갖고 활동해온 이들과 은퇴 후 수행자의 삶을 꿈꾸는 이들이 귀의할 수 있도록 '은퇴 특수 출가 제도'를 추진할 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 만 50세 미만만 출가할 수 있도록 돼 있지만 조계종은 나이와 상관없이 일정 자격과 전형을 거쳐 출가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자승 스님은 "힘들고 험한 세상에서도 나 자신이 먼저 세상을 향한 연꽃이 되고 우리 사회 전체가 맑은 향기를 뿜어내는 향기로운 사회를 건설하자"며 "마음을 나누는 벗들과 함께 손잡으면 이 세상에서 이겨내지 못할 고통은 없다. 꿈과 희망을 나누며 이웃과 함께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자"고 말했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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