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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4차 핵도발한 북한 레짐체인지 자초하지 말라

북한이 국제사회의 허를 찌르는 기습적인 4차 핵실험을 단행했다. 조선중앙TV는 6일 낮12시30분 특별 중대보도를 통해 "수소탄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3년 2월 3차 핵실험 실시 이후 3년 만으로 우리 정부가 어떠한 징후도 포착하지 못한 것은 물론 과거와 달리 중국에조차 사전 통보를 하지 않을 만큼 전격적인 일이었다.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로서는 제대로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한반도 정세가 연초부터 꽁꽁 얼어붙게 생겼다.

북한의 핵 도발 의도는 분명하다. 밖으로는 자신의 핵 능력을 과시해 국제사회에서 핵보유국의 지위를 인정받고 대미 협상력을 높이며 대내적으로는 체제 결속력을 강화하려는 데 있다. 중국과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대립하고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충돌하고 있는 국제 역학관계도 북한이 핵 도발을 일으키는 데 일조했을 터다.

문제는 북핵의 성격이 이전과 판이하다는 점이다. 북한은 이날 "수소탄 핵실험을 했다"고 주장했다. 사실이라면 전혀 새롭고 파괴적인 핵무기로 무장한 셈이다. 하루 전에는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실험을 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게다가 핵의 소형화·경량화 기술도 상당 수준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더 강력한 핵무기를 탑재한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는 의미다.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안보지형에 심각한 위협이 아닐 수 없다. 북한도 더 이상 레짐체인지(정권교체)를 자초하지 말아야 한다.



북한의 도발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법으로 핵을 포기하도록 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다. 대응방법은 철저한 응징뿐이다. 당장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북한에 대한 금융제재와 해외자산 동결, 핵 관련 의심물자 수색·차단 등 제재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우선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는 등 대북 심리전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중국 등 주변국이 대북 압박에 동참하도록 외교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핵 도발로는 아무것도 얻을 게 없다는 사실을 느끼도록 가능한 수단을 모두 동원해야 한다.

내부의 단결된 모습으로 북핵에 대한 우리의 분명한 의지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여야 모두 정쟁을 중단하고 한반도가 핵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함은 물론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군사적 상황에 대해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추는 것도 결코 빼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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