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가 안철수 무소속 의원에게 "신당이 정권교체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4일 동교동 자택으로 이 여사를 방문, 공개 및 비공개 회동을 한 후 기자들과 만나 "이 여사가 새해 덕담을 해주셨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에 따라 이 여사가 더불어민주당이 아닌 안 의원에게 힘을 보탠 것으로 해석되면서 호남 민심이 안철수 신당 쪽으로 쏠리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동교동계의 집단 탈당이 가시화된다면 이 같은 쏠림 현상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 여사와의 공개 회동에서 안 의원은 "저희가 새로 시작하게 됐다"며 "김 전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 발전과 서민을 위한 정당을 꼭 이루겠다"고 이 여사에게 신당 추진의 각오를 밝혔다. 이에 이 여사는 "새 소식을 일구기 위해 수고하는 것 같다"고 화답했다.
안 의원이 이 여사의 비공개 회동 발언을 직접 소개한 만큼 이 여사의 '진의'가 무엇인지 확실치 않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지만 지난 1일 문재인 더민주 대표가 이 여사를 예방한 것과 비교해보면 회동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이 여사는 문 대표에게 "올 한 해 원하시는 게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짧은 새해 덕담만 건넸을 뿐 문 대표의 말 중간에 "네~. 네"라고 짧게 대답했다. 또 문 대표는 이 여사와 별도의 비공개 면담을 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문 대표 측의 한 관계자는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문 대표가 이 여사 예방 이후에 경남 봉하마을 방문 일정이 있어 비행기 시간을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더민주를 탈당하고 안철수 신당행이 유력한 김한길 무소속 의원도 이날 김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 데 이어 5일 광주를 방문하는 등 호남 민심 확보에 힘을 보태고 있다./박형윤기자 manis@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