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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바뀌는 오피스 시장 판도

대기업, 오피스 운용 전략 변화로 신사옥 줄줄이 판교로 이전 활발


오피스 시장의 판도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기업들의 오피스 운용 전략 변화와 도심 신규 물량 증가·공급과잉 등이 맞물리면서 강남과 강북의 엇갈린 행보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업들이 기존 사옥을 내놓고 오피스 3대(도심, 강남, 여의도) 권역을 벗어나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도 눈에 띄는 점이다. 공급과잉 현상도 지속 되면서 임차인 우위 시장이 당분간 굳혀 진다는 점도 큰 변화다.

◇기업들의 오피스 전략 변화, 엇갈리는 강남과 강북=올해 오피스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 중 하나는 삼성그룹의 부동산 전략 변화다. 사업구조 재편과 맞물려 사옥을 새롭게 배치하고 있는 것이 그중 하나다. 이미 계열사인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강남에서 판교로 이동했으며,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판교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SK케미칼, LIG넥스원, 다음카카오, 넥슨, 엔씨소프트 등도 최근 판교에 둥지를 텄다. 기업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전체 오피스 시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통적인 오피스 3대 권역인 도심, 강남, 여의도 중심의 시장이 무너지고 있다는 점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형 딜로이트안진 전무는 "과거에는 대기업들이 사옥을 도심에 둘 것인지 강남에 둘 것인지 고민했는데 이제는 굳이 전통적 오피스 권역 내에 머무를 필요가 없어졌다"며 "우리 기업들도 구글처럼 위치에 얽매이지 않고 사무 공간과 R&D(연구개발)를 하나의 공간에 배치하는 방향으로 오피스 운용 전략이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오피스 전략 변화에 따른 충격이 더 큰 곳은 강남권이다. 최근 새 오피스 밀집 지역으로 떠오르는 판교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데다 신규 프라임 빌딩이 쏟아지고 있는 강북 도심과 달리 최근 몇 년간 새 프라임 오피스 공급이 없어 기업들이 떠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확 달라진 임대 시장… 향후 2~3년 간 임차인 우위 시장 지속=신규 빌딩의 대규모 공급과 경기침체 등으로 임차인 우위 시장이 지속 되고 있는 점도 오피스 시장의 큰 변화 중 하나다.



세빌스코리아에 따르면 불과 5년 전인 2010년 1분기만 하더라도 서울 프라임 오피스 공실률은 자연 공실률을 약간 웃도는 5.8%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 2분기에는 공실률이 15.4%까지 상승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광화문 지역의 재건축, 재개발 등으로 신규 공급이 크게 늘어나고, 3대 권역 중심으로 형성됐던 기업들의 사옥 수요가 다른 곳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당분간은 이 같은 임차인 우위 시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홍지은 세빌스코리아 상무는 "내년에도 신규 공급은 올해와 비슷한데 그 중 70% 정도는 선 임대 된 상태이기 때문에 올해 보다는 공급에 따른 충격이 덜할 것"이라면서도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하면 임차인 우위 시장은 향후 2~3년 정도 지속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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