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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금리인상] 내년 0.25%P씩 3~4차례 인상 점쳐… 긴축속도, 인플레에 달렸다

■ 향후 추가 인상 어떻게

두차례나 "점진적" 강조… 시장 순응적 기조 유지

추가 인상 내년 3월 유력… 물가 움직임따라 달라질 듯

여전한 비둘기파 신호 불구 "제로금리 회군없다" 의지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9년 반 만에 역사적인 기준금리 인상 조치를 단행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추가 긴축 속도에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급격한 금리인상은 달러화 강세를 촉발해 미 경제에도 역풍이 불 수 있고 인플레이션이 낮은 만큼 연준이 점진적이고 느린 속도로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3월 시작으로 3~4차례의 금리인상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역으로 인플레이션 상승세가 확연해질 경우 연준의 긴축 속도도 빨라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비둘기 신호가 우세한 FOMC 성명서=연준은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시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추가 금리인상 속도가 '점진적'이라는 점을 두 차례나 강조했다. 연준은 "통화정책은 이번 금리인상 후 시장 순응적으로 남을 것"이라며 "경제여건을 보면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것만 가능하고 당분간 장기적으로 타당하다고 생각되는 수준보다 낮게 유지될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낮은 인플레이션이 우려 요인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연준은 "현재 물가가 목표치인 2%에 못 미치는 점을 고려해 물가 목표를 향한 진척 상황을 신중히 점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준은 이번에 내년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6%로 낮췄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장기 물가 전망이 안정적이지만 물가가 앞으로 예상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추가 인상은 유보될 것"이라며 "앞으로 물가 동향을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첫 금리인상의 의미를 지나치게 부풀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나중에 급격한 긴축 조치를 취하지 않기 위해 이달에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성명에서 '다음 회의에서 금리인상 검토'라는 이전의 문구가 빠진 것도 비둘기적 신호다. 최소한 내년 1월에는 금리인상이 없다는 뜻을 시사한 것이다.

◇내년 3~4차례 추가 인상할 듯=이번에 연준은 기준금리 전망치도 소폭 낮췄다. 이날 공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의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내년 말의 경우 1.375%로 지난 9월에 비해 변화가 없었지만 오는 2017년 말과 2018년 말은 각각 2.375%, 3.25%로 이전보다 0.25%포인트, 0.125%포인트 낮아졌다. 이달 금리를 0.25~0.5%로 올린 점을 감안하면 내년에는 0.25%포인트씩 3~4차례 올리는 데 그친다는 얘기다. 연준은 2004~2006년에는 17차례나 기준금리를 올렸다.



시장은 연준보다 더 느린 속도의 '베이비 스텝'을 예상하고 있다. 로이터가 이달 4일 연준과 직접 거래하는 프라이머리 딜러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내년 말 기준금리 전망치는 1.125%로 나타났다. 추가 인상 시기로는 내년 3월이 유력하다. 로이터통신이 이날 미 정부와 국채를 직접 거래하는 프라이머리 딜러 21개사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13개사는 다음 금리인상 시기로 내년 1·4분기를 제시했다. 나머지 8개사는 내년 2·4분기였다.

하지만 연준은 일단 긴축이 시작된 이상 제로금리 정책을 재도입하는 등의 '회군'도 없다는 의지를 과시했다. 연준이 기준금리는 물론 시중은행 할인율과 초과지급준비율, 역레포(Repo) 등 시장금리를 조절할 수 있는 정책수단 금리를 모두 인상한 게 단적인 사례다. 또 이번에 FOMC 위원들은 시장 예상을 깨고 '금리동결' 주장 없이 만장일치로 금리를 인상했다.

더구나 연준은 미 경제 회복세에 대한 낙관론을 펼치는 등 일부 매파적 신호도 내놓았다. 연준은 내년 성장률 전망을 올 9월의 2.3%에서 2.4%로 올린 반면 2016~2018년 실업률 전망치는 4.8%에서 4.7%로 하향 조정했다. 가장 큰 걸림돌인 인플레이션만 개선된다면 추가 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옐런 의장도 "고용시장이 더 개선됐고 물가상승률이 중기 목표치인 2% 목표에 이를 것으로 본다"며 추가 인상 속도와 폭은 경제지표에 달렸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몇 달 내에 금리를 다시 올릴 것이라는 사실 외에 3월 이후 행보는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뉴욕=최형욱특파원 choihu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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