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산업의 미래는 가격이 아니라 기술입니다."
자오잉(사진) 중국 사회과학원 고급 연구위원은 중국 자동차산업이 업그레이드될 수 있는 전환점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자오 연구위원은 중국 소비자들이 기술에 대한 판단을 시작하면서 가격경쟁은 점차 힘을 잃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토종 브랜드들의 질주 또한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가격으로 브랜드파워를 높인 로컬브랜드들이 기술력을 쌓으며 합자 브랜드들과 경쟁하게 될 것"이라며 "특히 중국 정부의 산업 구조조정으로 경쟁력 없는 로컬브랜드들은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밀려나거나 인수합병(M&A)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오 연구위원은 내년 중국 자동차 시장 전체가 3% 정도 성장한다면 로컬브랜드들은 5~6%대의 고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오 연구위원은 베이징현대차에 대해 후한 평가를 내리면서도 장미빛만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C세그먼트(1,600㏄급 소형차)에서는 합작사 중 가장 빠른 성장을 보였지만 브랜드파워는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며 "프리미엄 브랜드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자오 연구위원과의 인터뷰는 현대차가 지난 4일 독자적인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를 론칭하기 전에 이뤄졌다.
자오 연구위원은 중국 내 자동차산업 연구에 독보적인 학자로 꼽힌다. 사회과학원 공업연구실 주임을 지낸 그는 중국 정부의 산업 구조조정 등 정책 결정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리커창 총리가 제시한 제조업 2025' 계획 중 자동차산업 분야의 책임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자오 연구위원은 중국 로컬브랜드들의 발전은 부품산업이 좌우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여전히 해외 기술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부품산업 발전과 관련 기술의 표준화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며 "중국의 '제조업 2025' 정책이 독일의 '산업 4.0' 같은 발전방향을 따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김현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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