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은 25일(현지시간) 발표한 ‘가을 예산 검토’에서 연간 급여총액이 300만 파운드(약 52억원)를 넘는 기업에 급여총액의 0.5%를 걷는 견습세를 2017년 4월부터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견습세를 낼 기업들은 전체 기업의 2% 미만이 될 것이고 연간 30억파운드(약 5조 2,000억원)이 걷힐 것이라고 오스본 장관은 덧붙였다. 정부는 견습세를 재원으로 삼아 2020년까지 견습직 300만개를 창출한다는 목표다.
정부가 내놓은 계획에 따르면 A 기업이 견습세로 10만 파운드를 내면 최소 10만 파운드 상당의 바우처를 받는다. A 기업은 견습생 훈련을 의뢰한 업체들에 치를 비용으로 바우처를 쓸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오스본 장관은 “기업들이 낸 세금보다 더 많은 것을 돌려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재계에선 ‘가을 예산 검토’에서 드러난 최대 증세 항목 가운데 하나인 견습세 신설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사이먼 워커 영국 경영인협회(IOD) 회장은 “견습세가 아니라 직원들 월급에 붙는 급여세”라며 “과거 노동당 정부가 국민보험(NI) 부담금을 올린 것과 마찬가지”라며 반발했다. 그는 “걷힌 세금의 4분의 1이 세금 관리에 쓰일 것이라는 정부 추정에 매우 우려스럽다”며 “낸 세금보다 더 많이 돌려받을 수 있다고 하지만 어떻게 될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경제 전망과 공공재정 분석을 전담하는 독립 공공기관인 ‘예산책임처’(OBR)는 견습세 신설은 새로 도입될 연금 자동 등록 부담과 더불어 앞으로 5년간 누적 임금성장률을 0.7% 하락시킬 것으로 추정했다. OBR는 “급여세 형태이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종업원들이 견습세 부담을 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경운기자 cloud@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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