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
작년 강풍·추위 집중력 싸움… 허윤경, 김효주에 역전 우승
2011년 역대 1위간 연장전 관심
김하늘, 이현주 제치고 감격 눈물
2007년엔 신지애 막판 저력 매직
매회 끝까지 손에 땀 쥐게 해 '갤러리가 많은 대회' 소문나
2007년 창설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은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승부로 골프팬들을 흥분시켰다. 지난해까지 7차례 대회 가운데 세 번이 연장 승부일 정도로 매번 예측불허의 흐름이 계속됐다. '갤러리가 많은 대회'로 소문난 이유다. 정규 홀에서 마무리된 네 차례 대회에서도 우승자와 2위의 격차는 네 번 중 세 번이 1타였다. 가장 타수 차가 크게 벌어진 것이 2타였다.
지난해 허윤경(25·SBI저축은행)과 김효주(20·롯데)의 연장 승부는 기술을 떠나 집중력의 싸움이었다. 대회 기간은 늦가을이었지만 기온이 뚝 떨어진 마지막 날 레이크힐스 용인CC의 분위기는 한겨울이었다. 강풍까지 불어닥쳐 연장전은 황량한 벌판에서 벌이는 석양의 결투 같았다. 마지막 날 정규 18홀에서 김효주는 모두 파를 적는 드문 경험을 했다. 전날 10개 홀을 더해 28개 홀 연속 파였다. 웬만한 아마추어에게는 이보다 더 좋은 기록이 없겠지만 한 시즌 5승을 쌓은 김효주에게는 못마땅한 성적이었다. 더욱이 3개 대회 연속 우승을 노리는 상황이었다.
김효주가 제자리걸음 하는 사이 3타 차 공동 10위에서 출발한 허윤경이 치고 올라왔다. 2타를 줄여 공동 선두로 마쳤고 연장 첫 홀에서 2m 파를 넣어 5개월 만에 시즌 2승이자 통산 3승째를 달성했다. 쉽지 않은 거리인 데다 바람이 워낙 강해 집중하기 힘든 상황이었지만 바로 앞 주에 김효주에게 우승을 내줬던 허윤경은 기어코 짜릿한 설욕에 성공했다. 허윤경은 "프로 데뷔 후 4번 연장에 3번을 졌다. 이번에는 안 진다. 넘어서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1주 전 허윤경은 사흘 내내 단독 선두를 달리다 마지막 날 2타를 잃어 김효주에게 우승을 뺏겼던 터라 우승 의지가 더 강했는지 모른다. 보기로 진 김효주는 대상(MVP) 확정에 만족해야 했다.
2011년은 역대 우승자끼리의 연장전으로 관심을 모았다. 2008년 챔피언 김하늘(27·하이트진로)과 2009년 우승자 이현주(27)가 맞붙었고 연장 두 번째 홀에서 파를 지킨 김하늘이 우승했다. 김하늘은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이 배출한 최고 스타다. 두 번이나 우승했고 3위도 두 번(2010·2012년)했다. 2년7개월의 우승 가뭄을 해갈하며 감격의 눈물을 흘린 것도 2011년 이 대회에서였다. 그해 김하늘은 상금왕과 대상, 다승왕을 휩쓸었다. 2008년 이 대회 첫 우승 때는 마지막 날 마지막 홀 10m가 넘는 거리에서 버디 퍼트에 성공, 1타 차 역전 우승을 껴안는 명장면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2008년 당시 초대 챔피언 신지애(27·스리본드)는 공동 3위를 했다. 대회 기간 조부상을 당했는데 가족들은 경기 후에야 소식을 알렸고 신지애는 바로 다음 대회에서 우승했다. 신지애는 2007년 대회에서 2라운드까지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6위였으나 마지막 날 6언더파 66타의 코스 레코드 타이기록을 세우며 1타 차로 역전 우승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시즌 2승을 달성한 그는 이후 7승을 더 보태 시즌 9승을 쓸어담으며 상금왕과 대상 등 4관왕에 올랐다. 한 시즌 9승은 앞으로도 나오기 힘든 대기록이다. 신지애는 미국에서 세계랭킹 1위를 지내고 지난해부터는 일본에서 뛰고 있다.
이정은(27·교촌F&B)이 우승한 2010년은 준우승자 장수연(21·롯데)이 우승자만큼 화제였다. 당시 고1 아마추어였던 장수연은 최종합계 9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하지만 15번홀(파4)에서 세 번째 샷을 할 때 골프백의 위치가 뒤늦게 문제가 됐다. 골프백이 플레이 선상에 홀 쪽으로 세워져 있었다는 것. 방향 설정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룰 위반 판정을 받았고 2벌타를 보탠 장수연은 결국 연장에 가 첫 홀에서 졌다. 이정민(23·비씨카드)은 3년 전 이 대회에서 2년5개월 만에 통산 2승을 달성한 뒤로 정상급 선수로 올라섰다. 이현주는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울산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대회에 다녀야 했는데 2009년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생애 첫 승을 거두며 설움을 떨쳤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