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학년도 수학능력시험에서 최근 몇 년간 '물수능'의 주범으로 꼽혔던 영어 영역의 만점자 비율이 0.48%로 뚝 떨어졌다. 전년도 수능 만점자 비율(3.37%)에 비하면 7분의1수준으로 급락한 것이다. 특히 영어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지난해보다 4점 높아져 문·이과 구분 없이 당락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인문계열의 경우 영어와 수학이, 자연계열은 영어와 과탐이 당락을 가를 것으로 내다봤다.
1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16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를 발표했다. 교육과정평가원 측은 "올해 수능은 국어·수학·영어 과목에서 2~3문항 정도 틀려도 1등급 받을 수 있는 수준으로 출제했다"며 "그동안 실수로 인한 평가 등 물수능 논란으로부터 자유로운 수능이었다고 자체 평가한다"고 밝혔다.
영역별 표준점수 최고점(원점수 만점, 괄호 안은 비율)은 공통영역인 영어 136점(0.48%)를 비롯해 인문계열이 치르는 국어B형 136점(0.3%), 수학A형 139점(0.31%), 자연계열이 치르는 국어A형 134점(0.8%), 수학B형 127점(1.66%)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수학B형을 제외하고는 전 영역에서 만점자 비율이 1%를 밑돌아 상위권의 변별력도 확보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인문계열은 국·영·수 영역의 난도가 모두 높아 1등급부터 5등급까지 동점자 없이 고르게 분포될 것으로 보인다. 시험이 어려워질수록 수치가 높아지는 표준점수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인문계열에서는 수학A형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올해 139점으로 전년(131점)에 비해 무려 8점이나 올라갔다. 영어는 136점으로 전년(132점) 대비 4점 올랐고 국어는 136점으로 전년(139점) 대비 3점 내려갔다. 이영덕 대성학력연구소장은 "지난해 수능과 비교해 인문계열의 언어·수학·외국어(언수외) 만점자와 언수 외 1등급 커트라인에 있는 수험생의 표준점수 차가 16점이나 된다"며 "국어B형이 유난히 어려웠다고 평가되는 지난해 수능(13점 차)보다 변별력이 더 높았다"고 평가했다.
자연계열은 영어와 과탐의 변별력이 크게 높아졌다. 영어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지난해보다 4점 상승해 가장 높게 나타났고 국어A형·수학B형은 각각 2점씩 올랐다. 과학탐구 영역 간에도 표준점수 차가 컸는데 생명과학Ⅰ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76점인 반면 물리Ⅱ는 63점으로 낮았다. 임성호 종로학원 하늘교육 대표는 "과탐 영역의 경우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가 극명해 정시의 당락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임 대표는 또 "올해 정시에서는 상향지원보다는 안정지원이 주를 이룰 것"이라며 "하지만 수학을 잘 본 인문계열 수험생, 영어·탐구를 잘 본 자연계열 수험생은 상향지원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수험생들의 개별 성적표는 2일 배부된다. /정혜진기자 made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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