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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알카에다 '테러경쟁'

'상대편 테러로 존재감 약해질까' 세력과시 격화


지난 20일(현지시간) 말리 수도 바마코에서 벌어진 호텔 인질극의 주범이 알카에다 연계조직인 '알무라비툰'으로 지목되면서 파리 테러를 저지른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 국가(IS)'와 알카에다 간 테러 경쟁이 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 CNN은 테러범 2명을 포함해 총 21명이 사망한 말리 인질극 테러가 말리 북부와 알제리 남부를 주 활동무대로 삼은 테러단체 알무라비툰의 소행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알무라비툰은 테러 직후 트위터를 통해 "우리가 말리 바마코호텔에서 수행된 성스러운 작전을 집행했다"며 스스로 테러의 배후임을 밝혔다. 미 정보당국도 이번 사건을 알무라비툰과 알카에다 북아프리카지부(AQIM)가 함께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알무라비툰은 악명 높은 '애꾸눈 테러리스트' 모크타르 벨모크타르가 이끄는 테러단체로 알카에다의 서아프리카 지부로 자처하고 있다.

파리 테러가 발생한 지 일주일 만에 알카에다 세력이 또 다른 테러를 자행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일각에서는 그동안 테러 전략과 방법을 등을 놓고 갈등을 겪어온 알카에다와 IS 간 테러 경쟁이 격화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동안 알카에다는 IS가 이라크와 시리아 등지에서 이슬람교인들까지 무차별로 살상했다며 이를 삼갈 것을 강력히 요구해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번 말리 테러 직후에도 알카에다 지지자들은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IS가 무슬림을 희생시키지 않는 자신들의 테러 방식을 본받아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잇따라 올렸다.

NYT는 앞서 벌어진 파리 테러도 IS가 알카에다에 자극을 받아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라크와 시리아 지역에서 세력확장에 집중하던 IS가 갑자기 프랑스 파리를 대규모 테러의 표적으로 삼은 것은 1월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가 저지른 프랑스 잡지사 '샤를리 에브도' 테러에 자극을 받은 결과라는 분석이다. 마이클 모렐 전 미 중앙정보국(CIA) 부국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알카에다와 IS는 상대편의 테러로 자신의 존재감이 약해지는 것을 끔찍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이 둘 간의 경쟁적 테러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이슬람 테러단체들이 알카에다 지지를 철회하고 IS에 충성을 맹세하는 상황에서 분위기 반전을 위해 알카에다가 말리 테러를 저질렀다는 분석도 있다. NYT에 따르면 중동 내 알카에다 세력은 지난해 6월 IS가 '칼리프 국가' 수립을 선포한 후 알카에다가 아닌 IS 지지로 돌아섰다. 나이지리아 북부에 거점을 둔 이슬람 테러조직 보코하람이 대표적이다.

한편 말리 테러로 자국민이 희생된 러시아와 중국 등은 이번 테러를 강력히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1일 "바마코에서 자행된 비인간적 범죄로 테러리즘이 세계에 대한 실질적 위협이라는 점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며 "국제사회가 힘을 합쳐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테러로 숨진 러시아인은 6명으로 확인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자국민 3명이 희생됐다면서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해 무고한 생명을 해치는 폭력·테러활동을 결연히 응징할 것"이라고 이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이경운기자 cloud@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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