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근혜계에 이어 원유철(사진) 새누리당 원내대표까지 청와대 참모와 거물급 정치인의 '험지 출마론'에 가세하고 나섰다. 내년 총선의 수도권 판세가 그만큼 쉽지 않다는 절박한 인식에 따른 발언으로 풀이된다.
원 원내대표는 11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당의 훌륭한 정치적 자산인 분들이 수도권에 출마해서 당의 경쟁력을 높여주고 안정 의석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저희는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도권에서는 여당이 굉장히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20대 총선 승리를 통해 산적한 개혁 과제들을 완수하는 것이 결국 국민을 위한 길"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여권 내의 험지 출마론은 김용태·김성태·박민식 의원 등 주로 비박계를 중심으로 제기돼왔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청와대발(發) 물갈이설'에 대한 비박계의 반발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친박계로 분류되는 원 원내대표까지 이 대열에 힘을 보태고 나선 것은 계파를 불문하고 수도권의 판세 전망이 어둡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김무성 대표의 측근인 김성태 의원 역시 이날 라디오에 출연, 험지 출마론이 친박계 인사들의 대구·경북(TK) 출마를 저지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질문에 "절대 그런 의도는 아니다"라며 "쉽게 정치하려고 하면 항상 쉬운 판단밖에 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전날 새누리당의 전·현직 서울시당위원장인 김용태·김성태 의원은 공동 성명을 내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안대희 전 대법관,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을 지목하며 험지 출마 결단을 촉구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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