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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기업도 5곳중 1곳이 좀비 공공개혁 서둘러라

금융당국이 채권단 지원으로 연명하는 이른바 좀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에 돌입한 가운데 공기업과 공공기관도 5곳 중 1곳이 좀비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벌닷컴이 공공기관 알리오에 2014회계연도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190개 공기업과 공공기관을 조사해보니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곳이 40개사로 전체의 21.1%를 차지했다. 공기업이나 공공기관은 기본적으로 설립 목적이 이윤 창출이 아니며 민간이 이윤을 내기 어려워 참여를 꺼리는 분야의 생산이나 서비스를 담당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공공성 못지않게 기업성은 당연히 추구해야 할 목적이며 오히려 그럴수록 공공성을 빌미 삼아 국민 혈세를 낭비하는 곳은 없는지 더 철저히 단속해 방만 경영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공공성이 중요한 공기업은 물론이요, 공기업이 수익창출 목적으로 투자한 법인조차 막대한 손실을 내고 있다. 대한석탄공사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투자한 알파돔시티자산관리, 서부발전이 투자한 신평택발전은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대형 공기업 중에서 서울메트로·서울도시철도공사·한국광물자원공사·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등은 영업이익은 커녕 영업손실로 이자조차 갚을 능력이 없는 상태다. 코레일로지스·대구그린파워·신평택발전·켑코우데·코셉머티리얼·에스알 등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정부는 그동안 위기 상황을 강조하며 공공개혁의 필요성을 주장해왔지만 그럴 때마다 솔선수범을 보이지 않아 진정성을 의심받아왔다. 이번 경우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민간 좀비에 앞서 공공 좀비에 대한 구조조정을 먼저 단행했어야 옳다. 물론 정부가 지난 2년간 공공기관 정상화에 나선 것은 맞지만 이는 부채감축 수치를 키우는 데만 치중해 과대 포장된 반쪽짜리 구조개혁이라는 평가를 이미 받고 있다.

정부는 316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이달까지 임금피크제를 모두 도입하도록 했지만 현재까지 도입을 결정한 곳은 191곳(60.4%)에 불과하다.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7년차 이상 과장·차장급(4급)에 전면 시행하겠다던 성과연봉제는 팀장급(3급)부터 하는 것으로 한발 물러섰다. 이러면서 민간 구조조정을 아무리 외쳐본들 메아리라도 돌아오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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