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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과 도시] 지역과 소통하는 전북 현대모터스 클럽하우스

'축구의 천국' 뛰어넘어 주민 커뮤니티 공간으로

전북현대축구단 클럽하우스
전북 완주군에 위치한 전북현대모터스 클럽하우스는 현대자동차 건물답게 F1 스포츠카를 단순화한 듯한 건물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납작하게 깎이는 선을 그려낸 것이 특징이다. /사진제공=전북현대모터스
전북현대축구단 클럽하우스 수중치료실
전북현대축구단 클럽하우스가 자랑하는 공간인 수중치료실. 재활 중인 선수가 자신의 체중에 대한 부담 없이 서서히 컨디션을 회복하는 데 최적화돼 있다.
전북현대축구단 라커룸
선수가 복장을 갖추는 로커룸은 말발굽처럼 U자형으로 설계돼 있다. 일반적인 사각, 'ㄷ'자 공간보다 가깝고 아늑한 느낌인데다 감독이나 코치가 간단하게 브리핑할 때 더 집중도가 높다.
전북현대축구단 클럽하우스 실내축구장
가로 60m, 세로36m 크기의 실내 축구장에는 최대한 천연잔디에 가깝도록 탄력재를 보강한 인조잔디가 깔려 있고 11m 높이의 천장에는 소리가 울리지 않도록 고안된 흡음재를 썼다. /사진제공=전북현대축구단

국내 축구단 유일 수중 트레이드밀 보유br>선수 위한 모든 것 하나의 동선안에 배치

"경기장 수 늘리고 2군·유소년 숙소 갖춰br>유럽처럼 100년 가는 축구센터가 목표
부가가치 창출로 지역경제에도 기여할 것"


서울에서 KTX를 타고 익산역까지 1시간20분, 그리고 다시 승용차로 20분여 더 들어가야 볼 수 있는 전북 완주군 '전북현대모터스 클럽하우스'. '2015 한국건축문화대상'에서 민간 부문 대상을 받기도 한 이 건물은 시설 등 여러 면에서 국내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축구 클럽하우스다. F1 스포츠카를 연상하게 하는 늘씬한 건물 외관도 눈에 띄지만 무엇보다 선수들이 훈련과 관련해 필요한 모든 것을 하나의 동선 안에 갖췄다는 것이다. 스포츠 시설로서의 기능뿐만이 아니다. 2년간 이곳을 찾은 인원만 해도 4,700여명. 지역 내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되는 등 축구센터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훈련·정비·치료·휴식 등 '원스톱 시스템'

이 건물의 최대 장점은 말 그대로 '원스톱 시스템'이다. 2개의 천연잔디 축구장이 바로 닿아 있는 건물에 들어서면 명목상 지하 1층. 홍보관을 지나면 바로 만나는 로커룸은 U자 말굽형 공간이다. 열린 입구의 단상에 감독이 서면 모든 선수가 집중할 수 있는 구조다.

여기서 바로 왼쪽에는 샤워실과 수중치료실, 이면에는 선수 각각의 개별 세탁물을 처리해주는 세탁실이 있다. 다시 로커룸에서 경기장 쪽으로는 각종 개인 훈련장비가 갖춰진 피트니스 공간이 이어지고 그 끝의 물리치료실 사이에 축구장으로 가는 출구가 있다. 선수들이 1~2층에 있는 숙소에서 내려와 준비된 유니폼과 축구화를 신고 간단히 몸을 푼 후 바로 축구장으로 나가는 동선이다. 연습을 마치면 샤워하고 피로를 푼 후 세탁물을 맡기고 원래 옷을 입고 나가면 된다. 필요하다면 뭉친 근육을 풀어줄 물리치료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사우나에서 몸을 풀 수도 있다. 건축주인 이철근 전북현대모터스 축구단장은 선수들의 훈련 전후 동선을 섬세하게 배려한 시설 배치를 자랑한다.

그는 "선수들이 자기 집에 있는 것처럼 편하게 생활할 수 있고 운동하면서 최대한 시간 낭비 없이 하나의 동선으로 움직일 수 있게 시설을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클럽하우스의 최고 자랑거리는 수중치료실의 '수중 트레이드밀 시스템'이다. 입구 양쪽에는 냉탕·열탕이 있고 그 안쪽에 2~3평 남짓한 미니 수영장 같은 공간이 있다. 이게 뭐 대단할까 싶지만 국내 축구단으로서는 유일하고 삼성서울병원과 현대캐피탈 배구단까지 단 3곳만 갖추고 있는 이 설비를 위해 무려 10억원을 투자했다.

이 건물을 짓기 위해 이 단장과 조병욱·서을호 서아키텍스건축사사무소 공동대표 등은 프랑스·스페인·영국, 그리고 일본의 축구단 클럽하우스를 돌며 꼼꼼히 장단점을 따지고 비교했다는 후문이다.

지역커뮤니티 등 부가가치 창출하는 공간

전북현대축구단 클럽하우스는 지금도 선수 훈련과 기업 이미지 제고, 지역주민과의 커뮤니티 형성에 기여하고 있지만 구단 측은 앞으로도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 단장은 좀 더 적극적으로 팬층을 개척하고 자체적인 수익을 내겠다고 말한다. "최근 2년간 4,700명이 우리 클럽하우스를 다녀갔고 앞으로 더 늘어날 것입니다. 지금 클럽하우스에 부족한 것은 경기장입니다.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축구 경기장을 현재 2개에서 6개로 늘리고 2군 선수와 유소년팀 숙소까지 갖춰 유럽처럼 100년 가는 축구센터를 만들려고 합니다. 축구 경기와 선수만을 위한 공간, 그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계획입니다." 이 단장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예를 들었다.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경기장이 12개인데 잔디 상태에 따라 경기장을 바꾸고 기본적으로 2군과 유소년팀, 대외 행사용 공간을 구별해서 쓰고 있다"며 "후원기업이나 팬들을 위한 초청행사도 하지만 인근 지역주민과 함께하며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日클럽하우스 돌며 장점만 벤치마킹"

설계자-서을호·조병욱 서아키텍스건축사사무소 공동대표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평소에도 선수들의 몸 상태를 체크하고 부상 땐 재활까지 담당할 수 있도록 지역병원과 협의해 정형외과와 내과·안과 등 거의 모든 부문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또 미래의 선수, 팬층이 될 유소년팀을 위한 시설을 따로 갖추고 행사를 이어갑니다."

전북현대축구단 클럽하우스를 설계한 조병욱(사진 왼쪽), 서을호(오른쪽) 서아키텍스건축사사무소 공동대표는 설계에 앞서 축구 선진국인 유럽 여러 국가를 벤치마킹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들은 유럽의 프랑스·스페인·영국, 그리고 일본의 축구단 클럽하우스를 돌며 꼼꼼히 장단점을 따지고 비교했다. 특히 서 대표는 지역과의 어우러지는 클럽하우스 운영에 눈이 갔다. 앞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던 그는 숙소에서 로커룸·샤워장·피트니스를 지나 운동장으로 바로 이어지는 동선에 가장 신경을 썼고 의료·재활시설이 그 공간에 함께 들어갔다.

조병욱, 서을호 서아키텍스건축사사무소 공동대표






"원래 농지였던 곳… 주변 환경 조화에 진땀"

시공 이렇게 했다-임홍규 현대엔지니어링 건축부문 본부장

클럽하우스가 들어선 곳은 원래 풋살 경기장과 농지였던 곳이다. 시공 과정에서 주변 환경과의 조화 등 적지 않은 어려움이 따랐다.

시공을 맡은 임홍규(사진) 현대엔지니어링 건축 부문 본부장은 실제 시공과정에서는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0년 8월부터 3년여 진행된 공사는 원래 풋살 경기장과 농지였던 곳에 진행돼 주변 환경과의 조화에 대한 부담이 컸다"며 "또 동서쪽에 약 71.15도 기울어진 사선 옹벽과 실내연습장 기둥도 품질 및 안전관리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멋진 건물이 가능한 이면에는 시공사·설계사·협력사가 함께 고민하고 치밀하게 시공함으로써 가능했던 것"이라며 "본 건물 디자인의 핵심 요소인 내·외장 마감선의 일치는 골조공사부터 외장공사까지 사소한 부분 하나하나 치밀한 계획하에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임홍규 현대엔지니어링 부사장


/이재유기자 0301@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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